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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교육청·한라일보가 함께하는 숲학교] (7)시흥초등학교
곶자왈 생명체 이야기로 호기심 자극
숲길 걸으며 나무 만지고 솔방울 던지며 소원 빌어
"밖에 나와 자연과 함께 해 선생님 말씀 머리에 쏙쏙"
김경섭 기자 kks@ihalla.com
입력 : 2019. 12.03. 18:18:42

3일 교래자연휴양림에서 열린 제주도교육청과 한라일보가 함께하는 숲학교에서 아이들이 솔방울 사이에 팥배나무 열매를 넣어서 만든 새먹이를 걸어주고 있다.

초등학생들이 숲학교를 통한 생태계 보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전문가와 함께 휴양림을 걸으며 곶자왈의 생태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시흥초등학교 학생 17명(3학년 10, 4학년 7)과 강성호·김혜린 교사가 3일 교래자연휴양림에서 열린 제주도교육청과 한라일보가 함께하는 숲학교를 찾았다.

 이날 탐방에는 김난희 숲연구소 꿈지락 대표가 동행하며 ▷진실의 나무 ▷화합의 길 ▷추억의 그네 ▷림보와 '소원을 말해봐' 나무 ▷보물찾기 ▷새들에게 모빌 만들어주기 ▷자연폭죽 터트리기 놀이터를 마련해 아이들의 흥미를 돋우고 호기심을 자극했다. 또 제주숲에서 자라는 나무와 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냈다.

아이들이 꼬리잡기 게임을 하면서 몸을 풀고 있다.

 김난희 대표는 "돌과 나무와 덩굴들이 함께 어우러진 숲을 '곶자왈'이라고 해요. 숲을 뜻하는 '곶'과 돌무더기를 뜻하는 '자왈'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제주 고유어예요. 제주도는 화산활동으로 형성됐는데, 화산이 분출될 때 나온 용암이 굳어지는 중 갈라지고 쪼개져서 울퉁불퉁한 돌밭이 만들어졌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 돌밭 사이에서 나무들이 자라고 꽃이 피어나고 덩굴이 우거진 숲이 만들어진 거예요. '돌밭에 뿌리내린 숲' 그것이 바로 '곶자왈'이예요."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예전에 곶자왈은 농사를 못 짓는 쓸모없는 땅이라고 여겨졌어요. 그래서 사람들은 곶자왈에 있는 나무를 베어 땔감이나 숯으로 사용해서 나무 밑동 밖에 남지 않게 됐어요. 그런데 1970년대 이후 곶자왈을 보호하자고 하게 되서 곶자왈에 있는 나무를 베지 않기로 약속을 한거예요. 그랬더니 나무 밑동에서 끈질긴 생명력으로 새싹·줄기가 자랐어요. 이런 줄기를 맹아라고 부르고 곶자왈을 걷다보면 맹아가 나온 나무를 많이 발견할 수 있을거예요."라고 말했다.

아이들이 친구와 함께 그네를 타며 추억을 쌓고 있다.

 아이들은 숲길을 걸으며 나무를 만지고, 솔방울을 던지며 소원을 빌기도하고, 독초인 천남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자연과 가까워졌다. 숲에 있는 모든 생명체들이 저마다의 가치가 있듯이 아이들마다 다 가치가 있고 존중해줘야 한다는 것을 배워갔다. 아이들은 함께 즐거운 놀이에 흠뻑 빠졌고, 숲의 얽힌 역사를 공부하는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아이들이 추억의 그네를 타며 찍은 사진을 나무에 걸고 있다.

 김준서 학생은 "학교·학원생활을 하면서 학업스트레스가 조금 있었는데 숲을 걸으니까 마음이 차분해지고 자연과 함께하는 여유를 느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며 "앉아서 공부만 하는 것보다 이렇게 밖에 나와서 학습을 하니까 머리에 쏙쏙 들어오고 공부가 더 잘되는 것 같다"고 소감을 들려줬다.

 원대경·김준엽 학생은 "밧줄 같이 보이는 나무 줄기들의 엉킨 모습은 열대우림을 연상시킨다"며 "타잔과 치타가 덩굴식물을 타고 어디선가 툭 튀어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상쾌한 공기를 마시니까 마음이 맑아져서 좋았고, 다양한 놀이를 하면서 친구들과 더 친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시흥초등학교 학생들이 3일 교래자연휴양림에서 열린 제주도교육청과 한라일보가 함께하는 숲학교를 찾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부희영·강주연 학생은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솔방울 사이에 팥배나무 열매를 넣어서 새들에게 먹이를 주는 모빌 만들기였다"면서 "새들이 우리가 남긴 먹이를 먹으려고 날아왔으면 좋겠다"고 웃으면서 소감을 전했다.

 김혜린 교사는 "학교에서만 수업을 받으면 아이들이 보고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질문을 하기 때문에 질문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며 "숲학교를 통해 아이들이 스스로 질문하면서 답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인상적이었고 좋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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