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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Ⅷ 건강다이어리] (31)아토피 피부염
완치보다는 지속적인 관리·치료에 초점 맞춰야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입력 : 2019. 12.19. 00:00:00

아토피 피부염은 피부가 건조할수록 가려움증이 발생하고, 긁으면 습진성 발진으로 건조증이 악화되는 악순환을 반복하는게 특징이어서 이같은 악순환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악순환을 끊어주는 지속적인 관리와 치료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은 아토피 피부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모습들. 사진=제주대학교병원제공

가려움증 유발하는 자극 피하도록
적당 목욕·보습제로 건조하지 않게
국소 스테로이드제 적절 사용 중요

아토피 피부염은 만성적인 피부 염증 질환으로 가려움증과 습진성 피부 발진, 피부 건조증을 주 증상으로 한다. 영유아 시기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흔하고, 일부는 성인까지 지속된다. 재발과 악화가 반복되는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기 때문에 환자와 가족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상당하다. 그러나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대부분은 제대로 치료를 받고 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아토피 피부염은 완치를 목적으로 하는 질병이 아니다. 아토피 피부염을 발생시키는 악순환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악순환을 끊어주는 지속적인 관리와 치료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제주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오민수 교수의 도움으로 아토피 피부염에 대해 알아본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은 피부가 건조할수록 가려움증이 발생하고, 가려워서 긁으면 습진성 발진으로 다시 건조증이 악화되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이러한 과정이 지속돼 만성화가 되면 피부가 두꺼워지고 주름이 뚜렷해지는 태선화 병변이 되며, 치료도 더 힘들어진다. 아토피 피부염 치료의 원칙은 첫째, 환경 관리를 통해 가려움증과 피부 자극을 유발하는 악화 요인들을 제거한다. 둘째, 피부 관리를 통해 건조한 피부를 회복시키며, 셋째, 약물 치료를 통해 습진성 피부 병변을 호전시키는 것이다.

오민수 교수 

#악화요인 제거

아토피 피부염 관리의 기본은 악화요인을 확인하고 제거하는 것이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은 정상인에 비해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다양한 자극에 더 예민하다. 즉 피부에 자극되는 모든 요인들이 아토피 피부염의 증상을 유발하고 악화시킬 수 있다. 흔한 요인들로 온도와 습도의 변화, 피부에 닿는 비누나 세제, 화학물질, 담배연기, 거친 소재의 옷들이 있다. 실내 온도는 18~23℃, 습도는 40~50%로 적절하게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옷이나 접촉이 되는 수건, 베개, 이불 커버, 보호자의 옷 등은 모두 면으로 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새 옷은 화학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세탁해 입고, 옷은 약간 헐렁하게 입고 너무 꽉 끼는 옷은 피한다. 중등증 이상의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약 40%는 식품 알레르기가 동반된다. 주요 식품으로는 계란, 우유, 콩, 땅콩, 밀가루 등이 있다. 정확한 병력 청취와 검사를 통해 아토피 피부염과의 연관성이 확인된 식품을 제한하는 것은 증상 호전에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무분별하게 식품을 제한하는 것은 소아의 성장과 발달에 영향을 주게 되므로 알레르기 전문의의 진료와 검사를 받은 후 식품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다. 학동기 아이는 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동물의 털 같은 흡입 알레르기들도 피부 자극의 유발 원인이 될 수 있다.

#피부관리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은 피부장벽 기능이 떨어져 피부를 통한 수분손실이 증가하기 때문에 대부분 피부가 건조하다. 이로 인해 피부 사이로 더 쉽게 자극 물질들이 침투해 가려움을 유발하고 피부 염증을 악화시킨다. 따라서 손상된 피부 장벽의 기능을 회복시키고 수분 손실을 줄여주기 위한 피부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목욕은 피부에 수분을 공급하고 땀, 알레르기 물질, 세균 등의 자극 물질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목욕은 하루 1회 정도 하며 땀이 많이 나면 하루에 2회 이상 할 수 있다. 샤워보다는 탕 목욕을 권하며, 뜨겁지 않은 미지근한 물(33~35℃)로 10~15분 정도로 짧게 하는 것이 좋다. 손이 쪼글쪼글 해질 정도가 적당하며, 장시간 목욕하는 것은 오히려 피부에 좋지 않다. 때를 미는 것은 권장되지 않으며, 비누는 덜 자극적인 약산성 보습 비누를 사용한다. 목욕 후 물기는 부드러운 수건으로 두드리듯 닦아주고, 3분 이내에 물기가 다 마르기 전에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준다. 보습제는 수분 손실을 막아주어 피부 건조를 예방해준다. 보습제는 약물이 아니므로 부작용을 걱정할 필요가 없이 하루에도 여러 번 충분히 사용해준다. 정상 피부를 포함한 전신에 바르며, 피부 상태가 좋아졌다고 사용을 중단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사용한다. 보습제는 수분함량에 따라 로션, 크림, 연고 등의 형태로 나눠지는데 환자의 피부 상태나 계절, 개인적 취향에 따라 결정한다. 건조한 피부이거나 건조한 계절에는 보습 효과가 더 높은 크림, 연고 제형을 사용할 수 있으나 끈적거림이 있기 때문에 개인의 취향을 고려해 결정한다.

#약물 치료

악화인자 회피 요법과 피부 관리만으로 호전이 없는 경우 약물의 사용이 필요하다. 주로 피부에 바르는 국소 스테로이드제나 국소 면역조절제를 사용하며, 그 외 가려움증을 감소시키는 항히스타민제 등이 있다. 국소 스테로이드제는 아토피 피부염의 염증을 가라앉히는데 가장 효과적인 치료제이나 부작용이 걱정돼 사용하는 것을 무조건 꺼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스테로이드제의 사용이 필요할 때 적절하게 치료가 되지 않으면, 아토피 피부염은 더 악화되고 만성화로 나중에는 약물 치료에도 반응을 하지 않을 수 있다. 국소 스테로이드제의 부작용은 대부분 과량으로 장기간 사용할 때 발생한다. 따라서 전문의와 상의해 적절한 강도의 스테로이드제를 적절한 기간 사용하면 부작용을 예방하면서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국소 스테로이드제는 부위에 따라 흡수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얼굴, 사타구니, 겨드랑이 등의 얇은 피부는 약한 강도의 제제를 사용하고, 팔다리, 손발 등의 두꺼운 피부는 좀 더 강한 제제의 사용이 필요하다. 목욕 직후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가 좋다. 국소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할 때 치료가 잘 되지 않은 흔한 원인 중 하나는 부적절한 용량을 사용하는 경우이다. 성인의 검지 손가락 끝 한마디만큼 짰을 때의 용량으로 성인 양 손바닥의 넓이의 면적을 바르는 것이 적당하다. 자주 재발하는 부위는 일주일에 2~3회 치료를 유지하는 방법으로 재발을 예방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스테로이드가 들어가 있지 않은 국소 면역조절제를 국소 스테로이드제 대신 장기간 사용할 수 있다.

조상윤기자

[건강 Tip] 한식, 과체중·비만인 건강개선 과학적 입증

농촌진흥청은 서울대학교 연구팀(정효지, 신동미 교수)과 함께 한식이 서구화된 식사보다 체중과 총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장내 미생물을 높이는 등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고 18일 밝혔다.

기존의 임상지표를 중심으로 한 한식 우수성 연구에서 더 나아가 장내미생물과 대사체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한 연구결과로, 세계적으로 신뢰할 만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농촌진흥청은 강조했다.

과체중이고 LDL 콜레스테롤이 높은 한국인 54명을 대상으로 한식과 미국 권장식, 미국 일반식을 각 4주 동안 섭취시킨 결과, 한식 섭취가 생활 습관병의 주요 위험인자인 총 콜레스테롤, LDL 콜레스테롤, 중성지질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 콜레스테롤은 한식 섭취 그룹에서 평균 9.5% (20.92mg/DL) 감소했으나 미국 권장식과 일반식을 섭취한 그룹은 수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LDL 콜레스테롤 수치도 한식 섭취 그룹만이 평균 6.8% (10.21 mg/DL) 감소했으며, 중성지방은 모든 식사 군에서 낮아졌으나 한식 섭취 그룹이 보다 더 유의적(21.8%)으로 낮아졌다.

2012년 미국농업연구소(ARS)와 함께 진행한 연구에서 LDL 콜레스테롤이 높고 과체중인 코카시언계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식과 미국 권장식, 미국 일반식을 섭취시켰을 때, 한식이 미국 권장식과 일반식보다 총 콜레스테롤 수치를 평균 7.4% (15.78mg/dL),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평균 9.1% (12.66mg/dL) 낮춘 결과와 일치한다고 농촌진흥청은 설명했다.

한식이 한국인과 미국인 모두에서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줄이고, 비만을 개선하는 건강식임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시험 결과, 한식을 먹은 경우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이 높아지고 유익한 균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장내 미생물 균총을 보면 한식을 먹은 그룹에서 장내 유익균이 증가했으며, 발효음식에 많이 존재하는 유산균 바이셀라(Weissella)와 장 건강에 도움이 되는 짧은 사슬 지방산(short chain fatty acid)을 생성하는 코프로코커스(Coprococcus)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혈액 내 아미노산 대사체 분석 결과, 한식에서만 인슐린 저항성 지표인 가지형 아미노산이 감소(당뇨 가능성이 낮음)했고, 미국식에서는 심혈관질환 관련 지표인 지방산화물 케톤체가 증가했다. 지질대사체의 경우, 한식은 성인 만성질환 유도 대사체인 스핑고지질 생합성이 감소됐다.

조상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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