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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의 편집국 25시] 아이를 위한 어른의 자세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입력 : 2019. 12.19. 00:00:00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버텨주는 것만으로 힘이 될 텐데 그럴 곳이 없는 아이들이 많아요." "괜찮은지만 물어봐도 좋을 것 같은데, 아이들이 듣는 건 '조언'이죠."

학교 상담교사를 통해 전해 들은 아이들의 고민은 생각보다 더 무거웠다. 그 범위도 학업 부담에서 학교 부적응, 친구와의 관계, 가정 문제까지 폭넓었다. 그런데도 고민을 쉽게 털어놓진 못했다. 맘 편히 어려움을 나눌 곳이 없어서다.

정서적 버팀목이 없는 아이들은 몸에 일부러 상처를 내기도 했다. 그 아픔으로 마음의 고통을 잠시나마 잊는다는 얘기도 들렸다. 이는 결코 한 아이만의 얘기가 아니다. 자해하는 아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는 게 학교 현장의 목소리다.

아이는 마음의 병을 키우고 있는데, 가정에선 아무 일 아닌 것처럼 덮어지기도 했다. 자해로 '위기 신호'를 보내도 다음부턴 그러지 말라는 말 뿐이거나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에서 자살 위험이 높게 나타나자 도리어 혼이 났다. 부모에게 돌아온 말은 뭐가 그리 힘드냐는 거였다. 이런 상황에선 누구든 아픈 속을 드러내 보일 수 없다.

그렇다고 모든 문제의 원인과 책임을 가정으로 돌려선 안된다. 부모의 정신 건강, 가정 해체, 경제적 어려움 등은 사회 전반의 구조적 문제와 맞닿아있는 탓이다. 사회적 낙인이 우려돼 상담·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거나 가정 내 관계 불안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지자체와 교육청, 지역사회 모두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

"어릴 때부터 '괜찮아', '할 수 있어', '못해도 돼'처럼 사랑으로 품어줘 봐요. 그렇게 아이들의 길을 찾아줬다면 지금보다 덜 힘들지 않았을까요. 가정과 학교, 사회 전체가 아이를 받아들이면서 함께 가야 합니다." 한 상담교사의 말이 '어른들'의 마음에 꽂힐 듯하다. <김지은 교육문화체육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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