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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 의붓아들 사망 1주일전 "쟤 죽여버릴까"
고씨 통화 녹취록 공개… 강한 적개심 드러내
A군 사망 며칠전 살인사건 5년전 기사 읽기도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입력 : 2020. 01.06. 18:42:38
고유정(36)이 현 남편에게 품고 있던 강한 적개심과 고씨의 계획적 범행을 뒷받침할만 새로운 정황들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6일 검찰은 제주지방법원 형사2부(정봉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고유정에 대한 10차 공판에서 의붓아들 A(5)군이 사망하기 일주일 전인 2019년 2월22일 오후 1시52분쯤 고씨와 현 남편이 전화 통화한 대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고씨는 녹취록에서 현 남편과 싸우다가 격앙된 목소리로 "내가 쟤(의붓아들)을 죽여버릴까"라고 말했다. 또 고씨는 사흘뒤 "넌 지금 내 끝을 건드렸어. 후회해라 실컷" "진짜 그만하자. 이제 내 자신이 무서워"라는 문자 또는 SNS 메시지를 현 남편에게 보냈다.

 고씨는 이전에도 남편과 다투는 과정에서 '너의 모든 것을 다 무너뜨려 줄테다', '웃음기 없이 모두 사라지게 해주마', '난 너한테 더한 고통을 주고 떠날 것이다' 등의 말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고씨가 의붓아들이 사망하기 일주일 전 인터넷에서 50대 치매 남성이 베개로 어머니를 질식시켜 숨지게 한 사건의 기사를 읽은 사실도 확인됐다. 해당 사건은 5년 전 작성된 것으로 의붓아들 사망사건과 유사한 점이 있다. 검찰은 5년 전 기사는 의도적으로 검색하지 않고서는 인터넷에서 확인할 수 없다며 고씨가 사전에 범행의 정보를 얻으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토대로 검찰은 현 남편이 전 처와 의붓아들만 아끼는 태도를 보인 것에 고씨가 불만을 품고 최대한 정신적인 고통을 주기 위해 현 남편이 가장 아끼는 A군을 고씨가 계획적으로 살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고씨는 검찰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고씨는 의붓아들에 대해 평소 어떻게 생각해왔느냐는 검찰 측 신문에 "어린 나이에 친엄마를 잃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었다"면서 "내가 엄마가 되어주자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고씨는 지난해 3월 2일 오전 4∼6시쯤 의붓아들 A군이 잠을 자는 사이 몸을 눌러 숨지게 한 혐의(살인)를 받는다.

이어 5월 25일 오후 8시 10분부터 9시 50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버린 혐의(살인·사체손괴·은닉)도 받고 있다.

재판부는 오는 20일까지 고씨에 대한 결심공판을 마무리한 뒤 2월 초 선고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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