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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천연동굴 식물·미생물의 '보고'
제주세계유산본부, 1차년도 학술용역 결과 발표
관속식물 433분류군·선태식물 62분류군 확인돼
동굴 사는 박쥐 포육과 출산장소·잠자리 등 파악
송은범 기자 seb1119@ihalla.com
입력 : 2020. 01.30. 15:59:48

조사에서 발견된 동면중인 관박쥐. 사진=제주도세계유산본부 제공

제주 천연동굴이 희귀 동·식물의 핵심 서식지로 밝혀졌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30일 한라수목원 생태학습관에서 '제주도 천연동굴 보존관리 방안 연구 및 조사' 1차년도 학술용역 최종보고회를 개최했다.

 1차년도 조사는 지난해 5월 17일 착수, 다음달 10일까지 진행될 예정으로 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동굴계의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보존관리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문화재청으로부터 10억원을 지원 받아 진행되는 것이다. 조사는 거문오름용암동굴계의 하류동굴계(만장굴~용천동굴)를 중심으로 실시됐다.

 먼저 식생 부문을 살펴보면 거문오름용암동굴계 일대에서 멸종위기야생식물인 제주고사리삼, 황근을 비롯 검정개관종, 지느러미고사리, 해녀콩 등 관속식물 433분류군, 선태식물 62분류군의 분포가 확인됐다. 또한 동굴 내 유입된 뿌리를 DNA로 분석해 칡, 멀구슬나무, 개속새 등 3종의 식물도 확인됐다.

 미생물 부문에서는 용암동굴 내 세균과 곰팡이, 효모로 이뤄진 노란색 벽 매트에서 2종의 신종 미생물을 발견했다. 또한 웃산전굴, 만장굴 등 6개 동굴을 대상으로 초음파 모니터링을 실시해 박쥐의 잠자리, 출산장소, 포육공간 등 각 동굴의 기능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 밖에도 동굴 주변 발파진동의 전달 특성을 평가한 결과 한반도 육지부와는 상이한 거문오름용암동굴계 만의 '진동추정식'이 도출됐고, 동굴 주변 지층구성, 암반상태 평가, 동적·물적값 등이 확인됐다.

 제주도 관계자는 "제주의 천연동굴은 신비로움과 지하경관적 관점에서 각광을 받았다"며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지하 동굴이 갖는 독특한 환경조건으로 다양한 식물과 미생물의 보고이자 박쥐의 서식공간으로서의 가치를 새롭게 발굴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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