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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Ⅷ 건강다이어리] (37)추간판 탈출증
재발 가능성 높아 수술 후 생활습관 등 관리 중요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입력 : 2020. 02.20. 00:00:00

요추 제 4-5번에 발생한 추간판 탈출증의 MRI. 제주대학교병원 제공

허리보다 다리로 뻗치는 방사통 호소
치료목표는 통증완화·신경 압박 제거
약물·물리·주사치료… 수술적 치료도

손인석 교수

허리 통증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면서 한번씩 경험을 하게 된다. 대부분의 통증은 진통제나 가벼운 찜질 등의 보존적 치료로 호전되지만 통증이 지속될 경우 병원을 찾게 된다. 환자들은 단순 방사선 검사를 시행 한 뒤 의사로 부터 "디스크가 있네요", 혹은 "디스크 끼(?)가 있습니다"라는 대답을 듣는다. 그리고 별다른 설명 없이 약 처방 및 물리치료를 권고 받으며, 통증이 심하면 주사 치료를 받는다. 제주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손인석 교수의 협조로 디스크라 불리는 추간판 탈출증에 대해 알아본다.

#추간판 수핵 탈출증과 증상은

척추는 우리 몸의 기둥이다. 뼈와 뼈 사이를 움직일 수 있게 하는 다른 관절과 달리, 직립 보행을 하는 인간에 있어 척추는 단순한 관절이 아닌 기둥으로서의 역할을 우선으로 한다. 따라서 척추의 관절은 윤활액으로 차있는 다른 관절과는 달리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수핵과 그 수핵을 감싸주는 섬유륜이라는 구조물로 이뤄진 추간판을 형성하고 있다. 때문에 타 관절에 비해 움직임이 제한적이고, 이를 보안하기 위해 인접된 여러 관절(추간판)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척추의 움직임을 형성하게 된다.

내시경으로 관찰된 탈출된 추간판.

그러나 실제로 디스크라고 하는 용어의 정확한 의미는 앞에서 언급한 추간판을 일컫는 말이다. 단순 방사선 검사상 디스크 '끼'가 있다는 말은 추간판의 높이가 감소하거나, 앞뒤 혹은 옆으로 뒤틀려 척추의 정렬이 맞지 않을 때를 의미한다. 실제로 허리 디스크라는 질환은 추간판을 이루는 섬유륜이 손상되면서 내부의 수핵이 탈출해 신경을 압박하는 것으로, 정확한 병명은 '추간판 수핵 탈출증'이다. 추간판 수핵 탈출증이 발생하면 환자는 허리통증보다 다리로 뻗치는 방사통(대부분 한쪽방향)을 호소하며, 심할 경우 다리의 감각 저하나 근력 감소까지 나타나게 된다. 일반적으로 요추에서 가장 흔히 발생하는 부위는 요추 4번과 5번 사이의 관절이며, 그 다음으로 요추 5번과 천추 1번 사이 관절, 요추 3번과 4번 사이 관절이 흔하다. 환자들이 호소하는 증상은 추간판이 탈출돼 압박되는 신경에 따라 증상이 나타난다.

#어떻게 치료하나

인간의 관절은 일부 재생이 되지만 일반적으로는 소모품에 가깝다. 허리 관절(추간판) 역시 한번 손상을 받게 되면 회복이 잘 되지 않는다. 추간판으로부터 탈출된 수핵 역시 낮은 확률로 흡수될 수는 있으나 망가진 추간판이 정상으로 회복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추간판 수핵 탈출증의 치료는 통증의 완화 및 압박의 제거를 목표로 한다. 약물 치료와 물리치료 및 주사치료의 경우 통증을 완화시키고, 염증 물질의 분비를 억제함으로써 주변 조직의 붓기를 가라앉혀 신경의 압박을 호전시킨다. 또 신경 성형술이나 추간공 풍선 성형술 등의 흔히 '시술'이라고 알려진 치료로, 병변의 직접적인 세척 및 일시적인 공간 확장을 통해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치료로 호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압박이 심할 경우는 근본적인 병변의 제거를 위해 수술적인 치료를 시행한다.

과거의 디스크 제거 수술은 전신 마취 하에 피부를 절개하고 관절을 가리는 척추의 일부(추궁)을 절제한 뒤 탈출된 수핵을 제거했다. 비록 척추에 나사를 삽입하는 유합술 까지는 아니더라도 큰 절개로 인한 출혈 및 마취 부작용 등으로 환자들의 부담감이 컸다. 이에 최근에는 최소 절개를 통해 내시경으로 병변 부위를 확인하고 수술을 진행하는 척추 내시경 수술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척추 내시경 수술은 정상적인 해부학 구조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병변 부위를 모니터를 통해 확인하고 수술을 진행함으로써 수술 후 발생하는 감염 출혈 등을 최소화 한다는 장점을 갖는다. 이와 함께 상황에 따라 전신마취를 하지 않고도 가능하기 때문에 내과적인 질환이 동반된 고령환자나 만성 질환자에서도 유용하다. 수술 시 절개 창이 매우 작고 수술 후 통증이 적으며, 수술 시 지속적으로 세척을 하므로 감염의 가능성도 낮아 회복기간이 단축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도움되는 생활습관·자세는

추간판 탈출증 환자에게는 이러한 단계적인 치료법을 통해 통증을 감소시키거나, 직접적인 원인을 제거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치료 후의 관리이다. 많은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사실은 "디스크를 치료한 뒤에는 허리가 다시 건강해진 것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이미 손상받은 추간판은 재발의 가능성이 높으며, 퇴행성 변화도 빨리 진행해 추후 협착이나 척추전방 전위증 등의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잘못된 생활 습관과 자세는 이러한 진행을 더욱 빠르게 만들 것이다.

이에 따라 허리 건강을 위해 환자들에게 4가지 원칙을 지킬 것을 권고하고 있다.

손인석 교수는 "'기둥이 흔들리면 집이 흔들린다'는 말이 있듯이 신체의 기둥이 되는 척추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몸 전체의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허리건강 4가지 원칙

1. 방바닥 생활보다 의자 및 침대 등의 높이가 있는 생활을 한다. 허리를 구부리는 자세, 쪼그려 앉는 자세는 허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2. 한 자세로 앉아있거나 서 있는 자세를 피한다. 같은 자세로 1시간 이상을 유지하면 허리에 부담이 가해진다.

3. 하루에 한 시간 이상 평지를 걷는 운동을 한다. 걷는 운동은 척추의 기립근을 강화시켜 척추의 전만을 유지하고, 추간판에 가해지는 압력을 저하시켜준다.

4. 체중 감량 및 금연을 한다. 담배는 수핵의 수분을 감소시켜 탄력을 잃게 하며, 추간판의 손상을 야기한다. 과도한 체중 역시 추간판에 가해지는 압력을 증가시켜 손상을 야기한다.

[건강 Tip] 노인을 위한 ‘고령친화식품’ 알아두세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고령화 시대를 맞아 어르신들을 위한 '고령친화식품'인증제를 시행하고 있다. 한라일보DB

국제연합(UN)은 만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한다. 우리나라는 2017년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했고, 2045년에는 세계에서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주지역도 예외는 아니여서 2019년 4월말 기준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중이 14.54%였고, 43개 읍·면·동 가운데 16곳은 고령인구가 2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은 노화에 따른 신체적인 변화와 식욕감퇴, 위장기능 저하, 치아 손실 등으로 음식 섭취가 감소되는 경우가 많고, 영양 공급이 어려워 영양 위험 요인이 증가하게 된다. 노인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양관리에 주의·개선이 요구되는 노인이 2014년 49%에서 2017년에는 58.7%로 늘어나 영양관리 상태는 저하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량한 영양섭취는 면역능력의 감소, 신체활동 능력 감소, 이환율 증가 등 건강 위험의 증가와 관련되며 노인층의 의료비 증가로 이어진다. 따라서 노인의 특성과 영양을 고려해 일상식사에 노인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식품과 이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고령화 시대를 맞아 어르신들이 드시기 편하도록 식품 섭취나 소화에 도움이 되거나 영양성분이 개선된 식품을 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 명시하고 있다. 이를 '고령친화식품'이라 한다. 고령자의 섭취편의와 영양개선을 위해 식품의 경도(딱딱한 정도)를 50만N/m2 이하와 영양성분 기준을 신설한 것이다. 식품의 경도(50만 N/m2 이하)는 잘 익은 깍두기보다 4배나 무른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물성 특성을 기반으로 3단계로 구분할 수 있는데 1단계는 치아로 섭취, 2단계는 잇몸으로 섭취, 3단계는 혀로 섭취 가능한 식품으로 구분돼 있다. 따라서 소비자는 자신의 저작 가능한 단계에 따라 제품을 선택하면 된다.

고령친화식품은 고령자에게 특히 부족한 영양성분 (단백질, 비타민 A/C/D, 리보플라빈(B2), 니이아신(B3), 칼슘, 칼륨, 식이섬유 중 3개 이상의 영양성분)을 한국인 영양섭취기준의 10% 이상이 함유되도록 돼 있다. 또한 고령친화식품은 면역력이 약한 노인을 위한 특수식품이므로 과일과 채소는 식품첨가물로 허용된 살균제로 소독한 후 충분히 세척하고, 육류, 식용란, 동물성수산물은 충분히 가열해야 하는 등 원료 준비 단계에서부터 소독·세척 기준을 신설하고 최종 제품에도 규격을 마련해 안전관리를 하고 있다.

아직 고령친화식품이 대중화 돼 있는 것 같지는 않지만, 농식품부는 2019년 12월 '고령친화식품' 인증제를 시행해 보다 안전하고 영양적으로 관리한다고 하니 늘어나는 고령자가 이용할 수 있는 좋은 제품들이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 <제주대학교병원 영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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