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노루귀. 사진=독자 이영선씨 제공 2월, 겨울의 끝자락이다. 공기가 아직 차다. 하지만 빈 들녘에는 언제나 그랬듯이 작은 야생화가 생명을 피워 봄이 오고 있음을 먼저 알린다. 야생화는 마치 동네 어귀에 숨어 있는 부끄럼 많은 소녀 같다. 지금 한창 꽃을 피우는 매화나 수선화는 선비들이 좋아하는 꽃이지만 이름 모를 야생화는 왠지 소녀들이 좋아할 것 같은 생각이 앞선다. 복수초. 강희만 기자 photo@ihalla.com 복수초는 복과 장수의 의미를 담고 있어 사람들이 예로부터 좋아했다. 제주절물자연휴양림이나 남조로변 물영아리의 둘레길인 물보라길에 가면 쉽게 만날 수 있다. 특히 잎이 가늘다해서 붙여진 이름인 세복수초는 제주가 주 자생지로 일반 복수초보다는 몸집이 작아 소담하다. 이들 대부분은 군락을 이루고 있어 도란도란 지내는 모습이 보기 좋다. 산쪽풀. 사진=독자 이영선씨 제공 초령목. 사진=독자 이영선씨 제공 광대나물은 예선 밭이나 들에 핀 잡초로 여겼다. 그만큼 흔했던 야생화다. 연분홍빛 꽃이 피는데 아직도 지척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새덕이, 꿩의바람꽃, 새끼노루귀, 무릇, 산쪽풀 등은 본 듯, 안 본듯 한 얼굴로 봄이면 자신의 존재감을 알린다. 새덕이. 사진=독자 이영선씨 제공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작지만 짙은 향기로 우리를 기다리는 야생화를 마주하라. 종이와 펜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글로 남기거나 아니면 휴대전화로 사진 속에 담아둬도 좋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 전문이다. 이 짧은 시는 우리에게 진한 감동을 준다. 야생화도 그렇다. 그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피어나는 작은 생명력에서 사람들은 작지만 큰 위로를 받는다. 오는 주말, 가벼운 옷차림으로 야생화를 만나러 산책을 나가면 어떨까.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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