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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미현의 편집국 25시] 국민을 움직이는 힘
부미현 기자 bu8385@ihalla.com
입력 : 2020. 06.25. 00:00:00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이론가이며 달변가다. 어떤 주제건 논리정연하게 자신의 생각을 펼친다. 지난 9일 미래통합당 의원들 앞에서 가진 강연에서도 그의 진가는 여실히 드러났다. 원고 없이 즉석에서 40분 가까이 보수의 가치를 역설했다. 최근 원 지사는 강연은 물론 자신의 SNS에서도 정치 현안을 일갈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국민은 정치인의 말과 글에 주목한다. 하지만 그것만이 정치인을 평가하는 기준은 아닐 것이다.

유권자가 말과 글에 일가견이 있는 원 지사에게 "참 스마트하다"라는 평을 내리는 것과 다음 대선에서 자신의 한 표를 행사하겠다는 지지의 마음을 먹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국민들의 투표 행위에는 감성도 작용한다. 특히 자신의 한 표가 누군가를 큰 정치판으로 나설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는 무의식적 행위가 작용하는 선거가 대선이다. 자신의 표를 행사함에 있어 최대한의 효용 가치를 누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내 한 표로 어떤 측면에서는 비주류(호남 김대중, 고졸 노무현, 경제인 이명박, 여성 박근혜, 피난민의 아들 문재인)로 분류되는 정치인을 대권의 반열에 올림으로써 대리 만족할 수 있어서다.

원 지사는 주류에서 먼 제주 출신이긴 하지만 그의 삶 자체는 주류에 가깝다. 국내 최고의 학력과 법조인이라는 배경, 화려한 정치 이력을 가졌다. 그의 자신감 넘치는 말과 글에서는 그 배경에서 오는 여유가 느껴진다.

논리력으로 무장한 정치인들 가운데 가장 논리적인 사람을 택하는 게 대선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인지 '킹메이커'로 불리는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의 대권 후보 리스트는 여전히'공란'이다. 앞으로 2년, 자신의 정치인생의 가장 치열한 삶을 살겠다며 사실상 대권 도전 의지를 밝힌 원 지사는 과연 국민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 <부미현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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