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의 원아 부실급식 폭로는 충격·분노 그 자체로 다가옵니다. 먹는 음식 가지고 '농간'부리는 업자가 가장 나쁘다는데, 그 대상이 어린이집 원아들이라면 할 말을 잃을 수 밖에 없습니다. 오죽하면 어린이집 현장을 지키는 보육교사들이 문제 제기를 위해 거리로 나섰는지 이해하고도 남습니다. 어린이집 보육교사로 구성된 제주평등보육노동조합은 지난 22일 도청 앞에서 회견을 갖고, 일부 어린이집의 원아 부실 급식을 사진과 함께 폭로했습니다. 공개된 해당 어린이집의 식판 사진을 보면 부실한 메뉴의 식판을 여실히 보여주고, 상당기간 국에 밥만 말아 제공한 사례도 증언됐습니다. 오전에도 죽, 오후에도 (데운) 죽을 제공한다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특정 어린이집에 국한된 문제로 보이지만, 한창 '즐거운 식사'에다 영양을 보충해야 할 원아들에겐 있을 수 없는 일들입니다. 부모들은 분통터지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또 제주평등보육노조는 이달부터 시작된 어린이집에 대한 대대적인 위생점검의 문제점도 지적했습니다. 현장점검시 주방 냉장고 등 시설 위생상태와 교직원 건강검진은 확인하지만 정작 식재료에 대한 원산지 점검을 하지 않아 수입산 사용이 가능해지는 등 허술하기 짝이 없다는 얘기입니다. 그동안 회계관리 부정이나 아동학대 등으로 불거진 어린이집 관련 문제들이 잊을만 하면 다시 부실급식으로 이슈화되는 형국입니다. 어린이집 운영전반에 대한 총체적인 관리·감독의 문제가 여전히 과제로 남겨져 있음을 보여줍니다. 보건당국은 철저한 사실 확인과 불시 암행점검을 포함한 사후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합니다. 누구의 자식 가릴 것없이 모두 다 '금덩이같은 내 새끼'들 보육에 우리 사회 모두 무한대 책임을 져야 합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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