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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전 한국시리즈 두산 체력 부담 이겨낼까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 단기 승부에도 피로감 누적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입력 : 2020. 11.22. 13:26:37
두산 김재호.

두산 김재호.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2020년 한국시리즈는 최소 6차전에서 승부가 나게 됐다.

NC와 두산은 7전 4승제 한국시리즈에서 네 판을 치러 2승 2패로 팽팽하게 맞섰다. 두 팀은 22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23일부터 5∼7차전을 연속으로 치른다.

준플레이오프에 이어 플레이오프까지 치르고 올라온 두산에는 전혀 달갑지 않은 장기전이다.

KBO리그는 정규시즌 1위 팀에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부여한다. 이로 인한 어드밴티지는 약 2주간의 달콤한 휴식이다.

한국시리즈 상대 팀이 하위 라운드를 거치며 힘을 낭비하는 것과 비교하면 무시할 수 없는 메리트다.

이 때문인지 KBO리그에 단일리그제가 도입된 1989년 이후 지난해까지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정규시즌 1위 팀의 우승 확률은 82.8%에 달했다.

총 29차례 한국시리즈 가운데 24번이 정규리그 1위 팀의 통합 우승으로 끝났다.

휴식으로 실전 감각이 떨어지는 단점보다 충분한 휴식으로 전열을 재정비할 수 있는 장점이 더 강력하다는 점이 경험적으로 증명된 셈이다.

'최소 2위를 하지 않으면 한국시리즈 우승은 사실상 힘들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통계상으로는 한국시리즈가 길어질수록 유리한 팀은 분명히 NC가 맞지만 이를 단순 대입하기에는 두산의 케이스가 워낙 특이하다.

두산은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5위에서 3위로 뛰어올랐고, LG 트윈스와 맞붙은 준플레이오프에선 2경기 만에 승부를 결정지었다.

두산은 kt wiz와의 플레이오프도 4차전에서 끝내 선수들의 체력을 최대한 아끼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더욱이 두산은 2001년과 2015년 정규시즌 3위로 가을야구 무대에 올라 결국 우승까지 차지한 빛나는 경험이 있다.

2015년 기적을 맛본 우승 주역들은 올해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함께하며 관록을 키웠다.

그렇다고 해도 선수들이 받는 누적된 피로를 가볍게 취급하긴 어렵다.

두산이 5차전 선발로 예고한 크리스 플렉센은 포스트시즌에서만 벌써 5번째 등판에 나선다.

플렉센은 준플레이오프부터 플레이오프까지 3경기에서 1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1.10으로 맹활약했다.

나흘 휴식 로테이션을 버텼고, 선발과 구원을 가리지 않았다. 20대 중반의 젊은 투수이긴 하지만 체력적으로 쉽지 않은 강행군이다.

실제로 플렉센은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거의 매 이닝 위기를 맞았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선 삼진 11개씩을 잡았지만, 한국시리즈 2차전에선 탈삼진이 3개에 불과했다.

또다시 나흘 휴식만 취하고 마운드에 오르는 플렉센이 과연 얼마나 버텨줄지 우려 섞인 시선이 많다.

불펜진에서도 점점 믿을만한 카드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김강률의 부상이라는 악재가 터져나왔다.

거듭된 단기전으로 투수력에서 불리한 상황에 부닥칠 수밖에 없다면 공격력을 통해 이를 극복해야 하지만 두산 타선은 4차전에서 3안타 빈공에 허덕였다.

시리즈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코너에 몰리는 쪽은 두산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래서 5차전 결과가 두산에는 무엇보다 중요하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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