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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윤의 데스크] 2021 신축년 새해다짐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입력 : 2021. 01.01. 00:00:00
전국의 2021년 신축년(辛丑年) 새해맞이 명소가 모두 닫혔다. 코로나19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제주지역에서도 한라산과 성산일출봉은 물론 유명 오름들 까지 모두 출입을 통제했다. 그러나 새해는 떠올랐다. 또 새로운 한해가 시작된 셈이다. 세월이 흐르는 것을 다시금 실감하게 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세월이 흐르는 것을 두고 흔히 쏜살같이 지나간다고 한다. 시위를 떠난 화살보다 더 빠른 표현이 있다. 돌이 부딪칠 때 불빛이 한 번 번쩍하고 곧 없어진다는 뜻인 석화광음(石火光陰)이 있다. 코로나19로 시작된 2020년이 석화광음처럼 빠르게 지나갔다.

현대 사회 들어 세월이 빠르다는 것보다 더 합당한 표현이 있다. '급변(急變)'이라는 단어가 있다. 상황이나 상태가 갑자기 달라짐을 일컫는다. 과거엔 시간과 속도 등을 따지면서 어린아이가 어느새 성장해서 어른이 됐다는 얘기를 자주하곤 했다. 하지만 현재는 말 그대로 순식간에 변하고 마는 세상이 됐다.

세상이 급변하면서 사라지고 새롭게 나타나는 것들이 부지기수다. 비근한 예로 인구가 감소하면서 마을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가까운 이웃나라 일본과 우리나라의 현 실태이다. 인구가 감소하면서 소멸 위험에 처한 시·군·구가 전국적으로 100곳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감소와 더불어 농촌을 떠나 도시로, 도시로 향하는 이유도 한 몫 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많은 직업들도 자취를 감추고 있다. 소멸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4차 산업 혁명의 중심에 있는 요즘, 4차 산업 혁명으로 인해 사라질 직업 과 관련된 각종 기사나 자료가 넘쳐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기계 기술의 발전으로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소위 잘나가는 직업도 미래에는 사라진다고 한다. 사라지는 게 아니라 변화하고 있다. 일자리 역시 소멸하고 새롭게 생성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겠다.

소멸과 생성. 사라지는 것을 붙잡지 못하고, 새롭게 생겨나는 것을 거부할 수 없는 게 바로 현실이다.

우리는 지금 어떠한가. 사라지는 것을 붙잡으려 안간힘을 쓰고, 새로이 생겨나는 것에 대해선 받아들이려하지 않고 있다. 기득권 세력이 가장 앞서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득권은 세월이 흘러도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었다. 지금은 아니다. 급변하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하나둘씩 내려놓아야 한다. 기득권이나 그렇지 않은 층 모두에서 변화의 흐름을 받아들여야 하는 게 대세인데. 문제는 그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데 있다.

기성세대는 소멸될 것이고, 자라나는 세대는 또 다른 세계를 만들어 낼 것이다. 낙엽이 흙으로 돌아가 새로운 싹으로 돋아나듯이 원리대로 살려고 하고, 변화의 속도에 맞추려는 노력 또한 필요한 때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너무나 똑똑한 사람들이 많은 곳이다. 그들도 소멸된다. 이후엔 그들의 DNA를 물려받은 또 다른 똑똑한 자들이 생성될 것인가. 똑똑함과 현명한 것은 엄연히 다르다. 이 세상은 똑똑한 사람도 필요하지만 보다 냉철하고 현명한 이들이 더 필요하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우리는 과연 얼마나 현명한 사람들일까 곱씹어본다. 신축년 새해엔 보다 더 현명해지자. <조상윤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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