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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변화 제주를 바꾸다] (6)제주 도시 문제의 해법은?
“급격한 인구증가 뒷받침하는 생활 SOC 사업 절실”
강다혜 기자 dhkang@ihalla.com
입력 : 2021. 02.09. 00:00:00

왼쪽부터 김태일 제주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박경훈 제주와미래연구원 기획위원장, 송재호 국회의원.

송재호 “원도심 역사문화 활용한 도시재생 필요”
김태일 "주택 공급뿐 아니라 서비스 질 높여야”


2017년 문재인 정부 들어 도시재생을 더욱 확대 계승 추진하면서 지역 주도의 도시공간 재생과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는 이른바 '도시재생뉴딜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제주지역 도시재생사업의 문제점, 성과와 추진 상황 및 주거·교통·녹지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라일보와 (사)제주와미래연구원은 공동기획의 일환으로 '제주의 도시문제 해법은?'을 주제로 지난달 31일 토론을 진행했다. 이날 토론에는 김태일 제주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송재호(제주시 갑) 국회의원, 박경훈 제주와미래연구원 기획위원장이 참석했다.



◇도시재생

▶박경훈(이하 박)=2017년 문재인 정부 들어 도시재생을 더욱 확대 계승해 추진하면서 지역 주도의 도시공간 재생 및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는 도시재생뉴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도시재생사업이 주민 체감도가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도시재생을 쉽고 간결하게 정의해 달라.

▶김태일(이하 김)=도시재생은 도시재개발에 대한 반성에서 시작됐으며, 기존에 있던 건축물들을 철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이 가지고 있는 잠재적인 가능성을 찾아내고 지역의 기능에 맞게 활성화하는 방법을 찾는 개념이다. 지역 주민들이 중심이 돼 지역을 이해하고 주도적으로 개발해나가는 방식이다.

▶박=현재 도시재생사업의 추세, 국토부에서 현재 진행 중인 사업들, 제주도에서 추진 중인 상황에 대해 설명해 달라.

▶김=2017년 문재인 정부 들어서 도시재생을 더욱 확대 계승 추진하면서 지역 주도의 도시공간 재생 및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는 도시재생뉴딜사업을 국책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에선 서귀포시 3곳, 제주시 3곳 등 여섯 곳에서 도시재생사업이 선정돼 추진되고 있다. 다만 주로 동 외곽지역이나 읍면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도시재생사업이 주민 체감도가 그리 높은 편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성과를 낼 수 있는 기반은 마련된 상태다.

▶박=송재호 의원은 도시재생과 관련해 현재 지역구 내 문제점 또는 개선점이 어떤 것이 있다고 보는지.

▶송재호(이하 송)=노형동·연동 등은 상업지구가 활성화되면서 기형적으로 도시가 발달했다고 생각하는데, 그동안의 급격한 인구 증가와 아파트 등 거주구역의 확대 등에 비해 그를 뒷받침해주는 각종 문화시설이나 도심 내 생활문화환경은 열악한 상황에 있다. 제주시 갑 지역을 예로 들어보면 제주시 용담·도두·외도동은 소위 구도심이기도 하지만 공항소음피해, 하수종말처리장 오·폐수 처리 문제, 삼도동 인근 원도심 문제 등 생활 SOC사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박=송재호 의원의 지역구는 도농복합지구라고 볼 수 있는데, 제주시 서부권의 농촌지역과 제주시 원도심권, 용담공항권, 연동 행정권, 노형 상업주거구역권, 애월 한림의 읍면농촌지역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주거 환경문제를 안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생활 SOC 공약과 관련해서 이러한 다양한 지역구 내의 요구들에 대해 어떤 구상을 가지고 있는지.

▶송=생활 SOC는 보건·의료·보육·체육·문화·여가 등 인간 생활에 꼭 필요한 기반시설이다. 최근 제주시민회관을 리모델링해 재탄생시킨게 대표적인 사례다. 또 제주시 노형동 같은 경우 급격한 인구 증가로 도시화가 고밀도로 이뤄지고 있는데, 문화·체육시설 등이 부족하다. 그래서 종합적인 체육시설을 노형, 연동, 오라동을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다.

▶박=제주도의 도시재생에 대해 도민들이 느끼는 온도가 타지역보다 못 미친다는 지적이 있는데, 현재 제주도의 도시재생사업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보는지.

▶김=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여러가지 부작용이 걸림돌이긴 하지만, 긍정적으로 보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제주의 지가가 그래도 어느 정도 정상적인 수준에 올랐다. 예산을 얼마나 끌어오느냐보다 제주도민들과 행정이 도시재생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 의지를 가져야 한다.

▶박=현재 제주특별자치도 도시재생센터에서 원도심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사실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는 않는 상황이다. 원도심 도시재생에 대한 구상이나 의견 소개해 달라.

▶송=역사문화자원이 풍부한 원도심이지만, 역사문화자원을 제대로 꿰고 있는지는 의구심이 있다. 과거의 명성에 비해 퇴락한 도시기능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주거환경 개선이나 주민들의 욕구에 기반을 둔 도시재생사업이 우선적으로 필요하지만, 단순히 그런 도시공간 개선을 넘어서서 원도심의 경우는 원도심의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도시재생사업이 도시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도에서 추진 중인 재밋섬 아트플랫폼사업 같은 경우는 생활SOC사업에 정확히 부합하는 사업으로 이런 국가정책사업과 연계해서 추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주거·환경 문제

▶박=몇 년 전부터 일기 시작했던 제주이주 열풍과 중국인 투자열풍으로 인해 제주도의 토지와 주택가격의 상승이 가팔랐다. 정부에서 집값 잡는 일이 가장 중요한 국정문제가 됐다.

▶송=정부 차원에서의 공공임대 주택 사업 관련 주체가 LH 토지주택공사이듯, 제주도에선 제주도개발공사가 관련 사업을 맡고 있어 현재 체계는 갖춰져 있다. 하지만 30:1 수요에 공급을 해주고 있는 형편이다. 공공임대주택을 공공재 차원에서 지원을 해주되, 기존의 것을 가지고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있으면 재생의 차원에서 살려서 해결하고, 부족한 부분을 신규로 공급을 해야 한다. 늘 신규로만 공급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길인가에 대해선 살펴볼 필요가 있다.

▶김=공공임대주택 사업을 주택 공급에만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정착성을 갖기 위해선 서비스의 질을 먼저 높이고 그 이후에 양을 늘리는 것이다. 육아 공간, 문화시설, 목욕탕, 도서관 등 지역주민들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교통문제

▶박=관광객들이 제주에서 가장 불편한 사항을 묻는 질문에 1순위가 교통체증과 불편이었다. 제주도 통계에 따르면 인구 69만명에 자동차가 61만대, 실제 도내 운행차량은 39만4649대다. 교통문제에 대한 대안이 있는지.

▶송=최근 원 도정에서 전기차 붐업을 하면서 친환경정책을 펴고 있다고 하지만, 전기차로 모두 대체된다고 해도 차량의 대수가 줄지 않는 한 교통혼잡과 체증은 해결되지 않으리라고 본다. 이제는 다른 방식의 교통대책의 접근이 필요하고, 또한 기존의 차량은 차량대로 증차해주는 방식으로는 임계치에 왔다는 생각이다. 반복되는 기존의 도로 확장 정책으로는 답이 안나온다고 생각한다. 제주도 전체적으로 볼 때 교통량은 어떻게 분산하는 게 좋은지, 또 다른 교통수단은 더 추가로 필요한 것은 없는지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종합적으로 검토를 해서 분산 정책을 해야지 노형동에 당장 도로 1차선을 늘리고 고가도로 하나를 더 놓는다든가 지하도를 하나 놓는다든가 이렇게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최근 JDC에서 수소전기트램사업에 대한 구상이 용역 결과로 제안됐다는 보도를 봤는데, 그런 것처럼 이제 제주에서도 본격적인 철도시스템의 도입이 필요한 시대가 됐다고 본다.



◇도시공원·녹지 문제

▶박=2018년 도시공원 일몰제가 도시녹지 확보의 적신호로 전국의 화두가 됐었는데, 이 일몰제가 제주도에서는 오히려 난개발의 계기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도시공원일몰제가 무엇인지.

▶김=도시공원 일몰제는 도시관리계획상 공원용지에 지정돼 있지만, 장기간 공원조성 사업에 착수하지 못한 부지를 공원용도에서 자동적으로 해제토록 하는 제도다. 헌법재판소는 1999년 10월에 "개인소유의 땅에 도시계획시설을 지정하고 장기간 이를 집행하지 않으면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20년간 공원이 조성되지 않은 곳은 내년도 6월 30일까지만 도시공원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현재 제주도 행정에선 아파트를 짓는 사업을 하고 있다.

▶박=그런데 이 도시공원일몰제가 촉발한 문제가 제주에서는 LH공사와 제주도가 도시공원 민간특례사업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졸지에 오등봉공원, 중부공원이 민간특례사업을 통해 아파트 조성부지로 내몰려 버렸다.

▶송=오등봉공원과 중부공원 사업이 들어서게 되는데, 사업자의 분양권 수익만 보장해주고 공원시설에 대한 일반인 사용 등 공공성이 떨어질 것이라며 환경훼손과 난개발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그런 상황이 예견되기도 한다. 도시화가 가속화되고 도심 내 도시숲이 사라지게 되면 도시숲이 해오던 기능들이 상실되기 때문에 도시 전체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 먼저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이 가속화되는 시점에서 도시숲의 상실은 대기오염을 증가시켜 도민의 건강에 큰 위협이 된다. <정리=강다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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