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문화
아트플랫폼 의견서 냈다고 5년 지원 실적 요구 '파장'
안창남 도의회 문광위원장, 제주도에 문화예술인 연명자 특정해 요구
제주문예재단·영상문화진흥원은 해당 단체·개인 보조금 지원 내역 제출
제주민예총 긴급 논평 내고 "제주판 블랙리스트 작성 시도 즉각 멈추라"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1. 03.31. 15:56:56

제주아트플랫폼 조성 계획상 매입 대상으로 지목된 제주시 원도심 재밋섬 건물.

제주아트플랫폼 사업과 관련 제주도의회 소관 상임위원장이 재밋섬 건물 매입 반대 결정을 미뤄달라고 했던 문화예술인에 대해 지난 5년 동안의 보조금 지원 실적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을 접한 해당 문화예술인들은 "예술인들을 사찰하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제주아트플랫폼 안건을 다뤄온 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안창남 위원장은 최근 제주도를 통해 비공개 문서로 문화예술 분야 공모 지원 사업을 벌이는 출연기관인 제주문화예술재단과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 두 곳에 최근 5년간 보조금 지원 실적과 정산 현황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두 기관은 지난 30일까지 관련 자료를 수합해 제출했다.

안 위원장은 이 과정에서 자료 제출 대상을 특정 문화예술단체와 예술인으로 한정했다. 해당 문화예술인들은 17명(팀)으로 이 숫자는 재밋섬 매입에 대해 "성급한 반대 결정을 내리지 말고 숙의하라"며 지난 22일 도의회에 제출한 의견서에 이름을 밝힌 인원과 일치한다.

이번 자료 요구는 예산 감시 등을 맡는 도의회의 통상적 역할을 벗어나 자신의 의견과 다른 발언을 한 문화예술인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의견서 제출 명단에 오른 한 문화예술인은 "자료를 요구했다는 말을 듣고 믿기지 않았다. 말이 안되는 소리다. 예술인들을 사찰하는 일이나 다름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번 일이 알려지자 제주민예총은 31일 '제주도의회 안창남 문광위원장은 제주판 블랙리스트 작성 시도를 즉각 멈춰라'는 제하의 긴급 논평을 냈다.

제주민예총은 "안창남 위원장이 최근 제주아트플랫폼 사업의 합리적 토론을 요구한 문화예술인들을 겨냥해 최근 5년간 지원 내역과 정산 내역 제출을 제주도, 제주영상산업진흥원, 제주문화예술재단에 요청했다"면서 "안창남 위원장의 자료 제출 요구는 제주아트플랫폼에 대해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서명에 참여한 문화예술인들의 신상을 털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문화예술인들의 입과 귀를 막겠다는 문화 검열이다"라고 주장했다.

이 사안을 '제주도의회발 블랙리스트 작성'으로 규정하고 조직의 모든 역량을 다해 싸워나갈 것이라는 제주민예총은 안창남 위원장의 사과와 더불어 문화관광위원장직 사퇴를 촉구했다. 또한 문화예술 지원의 원칙을 훼손하고 도의회의 자료 제출 요구에 응한 제주영상산업진흥원, 제주문화예술재단은 이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안창남 위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간담회나 토론회를 거친 것도 아니고 그분들이 왜 (의견서 제출에) 나섰는지 모르겠다. 의견서엔 도의회 내부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내용도 있었다"며 "누군가가 부추긴 게 아닌가해서 참고 자료로 제주도에 제출을 요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