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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아니에요?" 알몸김치 동영상에 식당가 울상
업소내에 원산지표시 내걸지만 중국산 여부 질문 부쩍
국산과 가격차 3~4배로 국산 쓸 경우 가격 인상 불가피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입력 : 2021. 03.31. 17:43:37
중국산 김치.

중국산 김치.

"여기도 중국산 배추김치를 쓰네", "배추는 국산인데, 고춧가루는 중국산이야. 중국산 김치는 도저히 못먹겠어."

 중국에서 알몸의 남성이 누런 물통 속에서 배추를 절이는가 하면 녹슨 굴삭기로 절인 배추를 옮기는 동영상이 최근 온라인에서 퍼진 후 제주지역 외식업계가 손님들의 중국산 김치 기피 현상에 울상을 짓고 있다. 식당을 찾은 손님들이 메뉴판이나 식당안에 써붙인 배추김치의 원산지를 확인하거나 직접 묻는 경우가 부쩍 늘었고, 김치찌개는 찾는 이들이 손꼽을 정도다. 당황한 식당 주인들은 국내산 배추김치로 바꿔야 싶기도 하지만 원가를 생각하면 그러기가 어렵다. 코로나19 유행기 때마다 매출이 출렁거리는 상황이 1년 넘게 이어지고, 5명 이상 손님도 받지 못해 매출 감소에 허덕이고 있어서다.

 도내 외식업계에 따르면 일반 음식점의 70~80%정도가 원가 절감을 위해 값싼 중국산 김치를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김치 수입액 1억5243만달러 중 중국에서 수입된 양이 1억5240만달러다. 수입김치의 거의 대부분이 중국산이라는 말이다.

 제주시에서 중국집을 운영하는 A씨는 "메뉴판에 중국산 김치라고 써진 것을 보고 배추김치는 손도 대지 않는 경우가 많아 버리는 양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김치가 중국집의 주요 반찬이라 제공하지 않을 수도 없고, 국내산 배추김치를 요구하는 손님이 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중국산과 국내산 가격 차이가 워낙 커 국산으로 바꾸게 되면 음식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지고, 그렇게 되면 가격경쟁력에 밀려 손님이 줄어들 게 뻔해서다.

 31일 온라인으로 배추김치 판매가격을 확인한 결과 국내산은 10㎏에 5만원대가 많고, 중국산은 1만원대 초반에서 2만원대까지 천차만별이었지만 국산과는 가격차가 확연했다.

 이번 중국산 김치 파동으로 불똥을 맞아 억울함을 호소하는 식당도 있다. 제주시 이도2동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B씨는 "손이 많이 가고 비용 부담에도 그동안 우리 먹거리를 제공한다는 자부심과 고객관리 차원에서 직접 배추김치를 담가 제공해 왔는데, 일부 손님들이 '혹시 중국산이 아닐까?' 의심의 눈초리를 보낼 때면 당황스럽다"고 했다. "우리 식당에선 지금껏 중국산 김치를 사용한 적이 없다"는 말로 손님을 안심시킬 수밖에 없다.

 고객들의 이같은 의심은 일부 식당에서 중국산 배추를 사용하거나 국내산 배추에 중국산 고춧가루로 버무린 다음 국내산 배추김치로 속여 내놓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제주지원이 지난해 도내 식당과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원산지표시 위반 단속에선 중국산 배추나 고춧가루를 국내산으로 속여판 13곳이 적발되는 등 배추김치의 원산지표시 위반은 돼지고기와 함께 단골품목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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