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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중 추돌 대형사고… 이번에도 '베이퍼 록'?
6일 제주대 입구 사거리서 트럭·버스 4대 '추돌'
4명 사망 등 총 60여명 사상… 대부분 버스 관련
경찰 "4.5t 트럭 브레이크 과열 추정… 조사 중"
과거에도 해당 도로에서 비슷한 유형 사고 잇따라
송은범 기자 seb1119@ihalla.com
입력 : 2021. 04.06. 21:52:11

6일 오후 제주시 아라1동 제주대학교 입구 사거리에서 버스 2대와 4.5t 트럭, 1t 트럭 등이 잇따라 부딪히며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사진은 사고 현장의 모습. 강민성기자

4명이 사망하고 40여명이 중경상을 입은 '제주 4중 추돌사고'의 원인이 브레이크 과열로 추정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도로는 과거에도 비슷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바 있어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6일 오후 5시59분쯤 1131도로(제주시 아라동 제주대학교 입구 사거리)에서 버스 2대와 4.5t 트럭 1대, 1t 트럭 1대가 잇따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버스 1대가 인도와 버스정류장을 덮친 뒤 임야로 추락했고, 4.5t 트럭과 1t 트럭은 도로 위에 전도됐다. 인명피해는 이날 오후 9시 30분 현재 버스 승객 박모(71·여)씨와 김모(28)씨 등 3명이 숨졌으며, 중상자는 4명, 경상자 56명이다. 이들 대부분은 버스 관련 사상자다.

 경찰은 산천단에서 제주시 방면으로 내려오던 4.5t 트럭이 브레이크 과열을 일으켜 정차해 있던 버스 2대와 1t 트럭을 잇따라 충돌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2014년 사고.

앞서 지난 2014년 8월 13일에도 1131도로(제주시 아라동 제주대학교 병원 인근 왕복 6차선 도로)에서 제주시 방향으로 내려오던 8.5t 트럭이 중앙선을 넘어 마주오던 택시와 승용차 등을 잇따라 충돌해 3명이 사망하고, 4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일어난 바 있다.

 당시 경찰은 8.5t 트럭이 '베이퍼 록(Vapor Lock) 현상'의 전 단계의 '페이드 현상'을 일으켜 사고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베이퍼 록 현상은 내리막길을 달리는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자주 밟게 되면 마찰열로 인해 휠 실린더나 브레이크 파이프 속의 오일이 끓어올라 기포가 발생, 제동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2017년 사고.

이어 지난 2017년 7월 8일에는 1131도로(제주시 아라동 제주대학교병원 앞 사거리)에서 이모(당시 33세)씨가 운전하던 화물트럭이 베이퍼 록 현상을 일으켜 인근 임야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 조사에서 이씨는 "내리막길을 달리던 중 적색 신호등이 켜져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작동이 되지 않았다"며 "바로 앞에 버스정류장이 있었고, 차량과 추돌 위험도 우려돼 급히 핸들을 오른쪽으로 꺾으면서 차량이 전도됐다"고 진술했다.

 2017년 사고 당시 도로교통공단 제주지부 관계자는 "베이퍼 록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브레이크에 무리를 주는 과적은 반드시 피하고,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 사용을 자제하는 대신 변속기를 저단에 놓는 엔진 브레이크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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