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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균의 한라시론] 중국은 과연 중진국 함정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이정오 기자 qwer6281@ihalla.com
입력 : 2021. 05.20. 00:00:00
지난 11일 중국정부는 2020년 중국 전체인구가 14억1178명이라고 밝혔다. 10년마다 실시되는 중국의 전국인구조사는 2010년 대비 7206만 명이 증가했고, 연평균 0.53%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0~14세 인구는 2010년 대비 1.35%p 증가한 2억5338만 명, 15~59세 인구는 6.79%p 하락한 8억9438만 명, 60세 이상 인구는 5.44%p 상승한 2억6402만명으로 이는 결국 중국이 늙어가고 있는 중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예전부터 중국이 중진국 함정에 걸릴 것인가에 대해 여러 학자들 간에 논쟁의 대상이었다. 신흥국 1인당 국민소득이 중진국 수준인 약 4000달러에서 1만2000달러 수준으로 장기간 정체되는 현상에 빠지는 것을 일컫는 중진국 함정은 이미 뉴노멀 시대로 진입한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2020년 기준 1만504달러를 기록하면서 꾸준히 증가하고는 있지만 중국경제의 체질, 산업, 인구 등 여러 측면에서 봤을 때, 중국이 중진국 함정에 빠지지 않을까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다.

보통 한 국가가 경제를 성장시키는 방법은 두 가지로, 먼저 생산요소 투입의 증가를 통해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을 발전시킨 후, 기술혁신이나 노동의 질을 높여 생산성을 향상시킨다. 미국이나 일본, 독일, 영국과 같은 선진국이 중진국 함정에 빠지지 않았던 이유가 생산요소 투입을 증가시켜 경제발전을 이룬 후 생산성 향상으로 자연스레 넘어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들은 경제발전 초기에 생산요소 투입을 증가시켜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경제를 발전시키지만 이미 고부가가치 또는 첨단산업 분야에서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선진국들로 인해 더 이상 생산성 향상으로 넘어가기 어려워 생산성 향상에 의한 경제발전을 이뤄내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는 것이다. 이처럼 생산성 향상으로 못 넘어감과 동시에 생산가능인구 비율의 감소가 동시에 닥치면 중진국 함정에 걸리게 되는데, 이번 중국정부의 인구조사 발표로 생산가능인구 비율이 감소함을 확인할 수 있어 중국이 중진국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세계경제의 핫이슈는 말할 것도 없이 중국이다. 과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굉장히 심각한 위기임에도 불구하고 표면적으로 몇 년 안에 극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중국 때문이었다. 중국이 2008년 이후에도 고도성장을 이뤄내면서 외면적으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인데, 물론 그 부작용도 만만치 않지만 최근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침체된 세계경제가 중국마저 중진국 함정에 빠지게 된다면 전 세계의 일본화를 우려하는 상황이 닥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번 중국정부의 인구발표가 시사하는 바가 아주 크다고 생각한다. 중국이 중진국 함정에 빠질 길목에 서있는 현 시점에 그동안 전 세계가 낮은 인플레이션을 유지하며 높은 경제성장을 구가하던 시대를 마감하고, 저성장과 인플레 늪에 빠지지 않도록 중국의 인구위기가 중국만의 문제가 아닌 세계의 문제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중국은 과연 중진국 함정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또 한번 세계경제의 구원투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한동균 한남대학교 경제학부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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