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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움직이는 소장품 즐기며 제주의 숲에 안기다
제주현대미술관 실감 콘텐츠 제작 완료 공공수장고 내 시범 운영
층고 활용 천장 매핑에 예술성 특화 미디어 아트로 차별화 시도
"국내외 미디어 아트 작가 창작과 발표 장으로 공간 활성화 기대"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1. 06.26. 09:27:12

제주도 문화예술 공공수장고 다목적실에서 만날 수 있는 '살아있는 작품'전.진선희기자

높다란 건물 안에 제주의 숲이 둥지를 틀었다. 전시장 바닥에서 지붕까지 높이 솟은 사려니숲 나무들이 방문객들을 에워쌌다. 관람객들은 나무 사이를 거니는 사색가가 되어 숲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있었다.

지난 25일 제주시 한경면 저지문화예술인마을 제주도 문화예술 공공수장고 다목적실. 한때 소장품 전시가 열렸으나 그 후로 오랫동안 비어 있던 이곳이 미디어 아트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제주도립 제주현대미술관이 문화체육관광부 공모 지원 사업으로 공공수장고에서 몰입형 실감 콘텐츠 전시를 선보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제주에서 유일하게 공모 사업에 선정된 제주현대미술관은 100여 점의 소장품과 입주 작가의 신작으로 기존 미디어 아트 전시장과 차별화를 꾀했다. 현대미술을 기반으로 예술성을 강화해 작가들의 창작물을 접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특히 유휴공간이던 165㎡(50평) 규모의 공공수장고 다목적실 높이가 최대 8m에 달하는 이점을 살려 건물 천장까지 매핑하는 기술로 작품 속 현장에 있는 듯한 몰입도를 높였다.

제주현대미술관 창작스튜디오 입주 작가 김시연·박서은의 '숲이라는 이름에 묻힌 나무'.

공공수장고 실감 콘텐츠 구역 중 하나인 미러룸.

현재 이곳은 세 구역으로 나뉘어 관람객들이 여러 방식으로 콘텐츠를 즐기도록 만들었다. 1구역에서는 제주현대미술관 소장품이 살아 움직이는 '살아있는 작품'(8분), 창작스튜디오 입주 작가인 김시연·박서은 작가가 사려니숲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숲이라는 이름에 묻힌 나무'(12분)가 상영된다. 2구역에는 강운의 '순수형태-바람, 놀다 3'을 재해석해 연출한 '바람, 놀다'가 설치됐다. 3구역엔 일종의 포토존인 '미러룸'을 조성해 관람객들이 추억을 남길 수 있도록 했다.

제주현대미술관은 앞으로 미디어 작품 교체 시 공모 등을 통해 국내외 작가들의 참여를 이끌 예정이다. 평면, 입체 등 소장품의 하이라이트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작품'전과 연계해선 제주현대미술관 내 소장품 상설전시실을 가동할 계획이라고 했다. 변종필 제주현대미술관장은 "공공 미술관의 성격에 맞게 예술성에 기반한 몰입형 실감 콘텐츠로 특화를 시도했다"며 "제주는 물론 국내 작가들이 미디어 아트 작품을 창작하고 발표하는 장으로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했다.

공공수장고 전시는 시범 운영 기간인 6월 29~7월 5일에는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 정식 운영은 7월 27일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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