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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마련?" 집값 상승에 2030세대 허탈감 가속
제주 집값 상승 중… 아파트는 엄두도 못내
전셋값도 덩달아 상승… 매물도 없는 상황
청년들 "내 집 포기… 임대주택 노리는 중"
관계자 "청년들 원룸·오피스텔로 눈길 돌려"
강민성 기자 kms6510@ihalla.com
입력 : 2021. 07.05. 17:02:49
제주시내 전경. 한라일보DB

제주시내 전경. 한라일보DB

제주지역 집값이 계속 상승세를 보이면서 2030 세대의 허탈감이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

 결혼한 지 5년차, 슬하에 2명의 아이를 둔 A(34·여)씨는 현재 집 때문에 고민이 많다. 15평 남짓한 전세 빌라에서 사는 A씨는 자라나는 아이를 위해 아파트로 이사를 가길 원하지만, 아파트값이 너무 올라 구매할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A씨의 경우 전세금은 8000만원이다. 이마저도 대출을 낀 형편이라 대출을 더 받으면 일상생활이 어려워질 수 있다. 다른 전셋집도 생각해봤지만 최근 전셋값도 많이 오르면서 추가 대출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A씨는 "아이를 위해선 집을 더 큰 곳으로 이사는 가야 하겠지만 형편이 녹록지 않아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최근 집값이 너무 상승했고, 전세 물량도 없다시피 해 선택지가 너무 줄었다"고 토로했다.

 직장 3년 차에 접어든 B(29)씨는 최근 집을 사야겠다는 생각을 버렸다. 월급으로 200만원 남짓을 받고 있는 그가 돈을 모아 집을 구입하려면 30~40년은 족히 걸리겠다는 판단이 들어서다.

 B씨에 따르면 월급 200만원에서도 필수 생활비(원룸 월세, 통신비, 관리비 등)를 제외하면 60만원 정도가 빠진다. 이외에 차량 유지비와 기름값까지 생각하면 100만원은 우습다.

 B씨는 "혼자 살기 때문에 아무리 많이 모아도 달에 40~50만원이 고작"이라며 "이대로 가면 10년 후 5000만원 가량을 모으게 되는데, 집값은 10년 이후에 이보다 더 많이 오를 것이라 판단해 포기했다. 현재 임대주택 등을 알아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최근 제주지역의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조사 결과(6월 넷째주(28일))에 따르면 도내 아파트의 올해 누계 매매가격은 10.42% 올라 인천(11.84%) 다음으로 높았다. 전세값은 9.0%가 오르면서 최고상승률을 기록했다.

 아울러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전국 민간아파트 분양보증사업장 정보를 집계·분석한 5월 말 기준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에 따르면 제주지역 ㎡당 분양가는 751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전(451만원)보다 66.2% 오르고, 5월 전국평균 분양가(413만원)보다 81.7% 높은 수준이다.

 이와 함께 통계청에 따르면 제주도민 1인당 월급은 289만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월급은 적고, 집값은 치솟으면서 '내 집 마련'의 꿈은 점점 퇴색되고 있다.

 제주도내 한 부동산 관계자는 "집값이 오르면서 청년들이 원룸, 투룸, 오피스텔에 점차 눈을 돌리고 있다"며 "단지형 아파트는 안전자산이어서 물가 상승에 따라 계속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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