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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호의 문화광장] 아모르 파티 Amor Fati -니체-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입력 : 2021. 07.13. 00:00:00
인간에게 있어서 원숭이란 무엇인가? 웃음거리 아니면 견디기 힘든 수치. 위버멘쉬(Ubermensch극복인)에게 있어서도 인간은 꼭 그와 같은 존재. 즉, 웃음거리 아니면 견디기 힘든 수치. 그대들은 벌레로부터 인간에 이르는 길을 걸어왔으며, 많은 점에서 아직도 벌레. 일찍이 그대들은 원숭이였고, 지금도 그 어떤 원숭이 보다 더 원숭이이다.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중에서…

1896년, 오스트리아의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발표한다. 이 교향곡은 1883년 발표한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 영향을 받아 만든 곡이다. 슈트라우스의 작곡의도에 대해 "나는 철학적 음악을 쓰려는 것도 아니며, 니체의 위대한 저작을 음악으로 그리려는 것도 아닙니다. 음악으로 인류의 기원과 발전의 여러 양상을 니체의 극복인(위버멘쉬)이라는 관념에 이르기까지를 전하려고 했을 뿐입니다"라고 말한다. 위버멘쉬는 종래의 안일한 인간을 뛰어넘은 깨달음의 인간유형이며, ‘성聖’과 ‘속俗’을 뛰어넘은 인간이다.

1968년 개봉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2001: A SPACE ODYSSEY가 있다. 아서 클라크와 함께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를 바탕으로 서사구조를 가져와 니체의 철학을 영상화한 작품으로 영화와 소설로 출판했다. 현재까지 어느기관에서 조사를 해도 SF영화분야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영화이다. 유인원으로 시작해서 어린아이로 끝나며 관객에게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는 불친절한 영화이다. 이런 영화임에도 스타워즈, 인셉션, 에반겔리온, 인터스텔라 등 SF영화에 강력한 영향을 주고 있는 영화이다. 영화의 바탕이 니체의 작품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기반으로 하고 있더라도 이 영화를 이해하려면 철학역사 전체를 알아야만 가능한 일이기에 접근성이 어렵다.

아서 클라크와 스탠리 큐브릭의 입장에서 아날로그 시대에 디지털 시대를 오직 상상에 의존해 구현했다는 것은 니체가 말하고자하는 위버멘쉬 그 자체가 아닌가 싶다. 오직 처음부터 끝까지 아날로그에 의해 제작된 영화이기에 더욱 놀랄 수밖에 없다. 미국과 소련의 우주 탐사 프로그램의 초기 단계시절이었으며, 디지털 기술 또한 없던 시절에 그들은 미래를 상상하며 구현했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HAL 9000의 문제는 지금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인공지능에 대한 문제와 결이 같다. 스탠리 큐브릭은 다음과 같이 이 영화의 제작의도 말했다. “이 영화는 말할 수 없는 영역을 다룬 것입니다. 자신이 본 것을 설명할 수 없을 때, 그래서 그 경험이 자기 내부에서만 설명될 때, 비로서 사람들은 자신에게 질문하기 시작합니다”

짜라투스트라의 입을 빌려 니체가 전하고자했던 위버멘쉬의 철학적 이야기중 하나는 인간 정신의 3가지 단계, 낙타, 사자, 어린아이이다. 자신이 왜 짐을 짊어져야 되는지 모른 채 살아가는 낙타의 삶과 같은 단계에서 자신의 운명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자의 단계를 지나 현재 눈앞에 보이는 현상과 감각에 집중하는 어린아이와 같이 자신의 의지에 따라 삶을 마음껏 누리며 살아가는 위버멘쉬가 된다는 것이다.

정말 그렇게 되길 소원한다. 아모르 파티를 노래하며 오늘에 감사하고 내일을 간절하게 열망하는 위버멘쉬의 삶을 누리고 싶다. <홍정호 한국관악협회 제주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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