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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일반재판 수형인 무죄 판결 첫 형사 보상
450일 억울한 옥살이 김두황 할아버지
제주지법 1억5000만원 형사보상 결정
송은범 기자 seb1119@ihalla.com
입력 : 2021. 08.17. 12:47:29

2019년 3월 서귀포시 성산읍 난산리 자택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김두황 할아버지. 한라일보DB

제주4·3 군사재판에 이어 일반재판 피해자에게도 '형사보상'이 결정됐다.

 17일 제주지방법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7일 재심 재판(내란실행·국방경비법 위반 등)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김두황(93) 할아버지에 대한 형사보상이 지난 8일 결정됐다.

 형사보상은 억울한 옥살이에 대한 피해를 국가가 '보상'하는 것으로, 보상금 책정은 무죄가 선고된 해의 최저 임금액 기준 최소 1배에서 최대 5배까지다. 450일 동안 구금된 김 할아버지에 대해 법원은 하루당 34만3600원으로 책정, 총 1억5000여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김 할아버지는 1948년 11월 서귀포시 성산읍 난산리의 자택에서 영문도 모른채 경찰에 체포돼 성산포경찰서로 끌려갔다. 이후 변호사 없이 진행된 일반재판에서 내란죄 등으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아 목포형무소에 투옥된 뒤 1950년 2월 출소했다.

 당시 판결문에는 김 할아버지가 1948년 9월 25일 난산리 소재 김천말씨의 집에서 주민 6명과 무허가 집회를 열고 폭도들에게 식량을 제공하기로 결의했다고 나와 있다. 또 같은해 9월28일 오후 9시에는 자택에서 또 다른 김모씨 등 2명에게 좁쌀 1되를 제공해 폭동행위를 방조했다고 적혔지만 김 할아버지는 줄곧 "날조된 것"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해왔다.

 이에 대해 지난해 12월 7일 재심 재판에서 제주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장찬수 부장판사)는 "해방 직후 극심한 이념대립 속에 이제 갓 스무살을 넘긴 청년이 반정부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억울하게 옥살이를 했다"며 "피고인의 억울함을 가늠하기 힘들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4·3수형인 재심과 형사보상을 이끌고 있는 양동윤 4·3도민연대 대표는 "일반재판 피해자가 형사보상을 받은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김 할아버지 말고도 일반재판을 받아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이재훈·고태삼 할아버지가 형사보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또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된 피해자 33명에 대한 재심도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019년 8월 53억4000만원의 형사보상을 받은 군사재판 피해자 18명은 현재 국가의 불법 행위로 인한 신체적·정신적 손해를 '배상'하는 국가배상소송 절차를 밟고 있다. 이들의 국가배상 선고는 다음달 7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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