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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초록빛 파래로 뒤덮인 제주 해안 '대책 없나'
제주 동부지역 해안가 파래 습격으로 '몸살'
해양쓰레기 등 썪으며 해충까지… 미관 저해
관광객 "해안가 보기 싫어… 대책 필요하다"
올 10월까지 3700t 수거해 최고치 경신할 듯
강민성 기자 kms6510@ihalla.com
입력 : 2021. 10.12. 17:27:22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의 한 해안가에 파래들이 백사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강민성기자

제주 바다가 초록빛으로 물들었다. 10월 들어 선선한 날씨를 보여야하는 가을임에도 따뜻한 날씨가 지속되며 해안가가 다량의 파래로 뒤덮였기 때문이다.

 행정에선 인력과 중장비 등을 이용해 수거에 나서고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해안을 관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이 같은 상황은 지속되고 있다.

 최근 성산에서부터 월정까지 이어지는 해안도로에는 파래들로 인해 뒤덮인 해안가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의 한 해안가에 파래들이 가득 쌓여 있다.

 하얀 백사장과 바위는 제 색을 잃어버렸다. 쌓인 파래 안에는 온갖 해양쓰레기들이 뒤엉켜 있었다. 악취도 상당했고, 해충도 꼬이고 있었다.

 바다를 보러 온 관광객들은 뒤덮힌 파래들을 보고 다시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관광객 강모(34)씨는 "제주의 아름다운 바다에 발을 담가 보고 싶었는데, 파래가 너무 많아 포기했다"며 "미관상 너무 보기 안 좋다.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의 한 해변에 파래들과 해양쓰레기들이 가득 쌓여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파래는 해수 유통이 원활하지 못한 해수에 영양분이 과다 공급되거나, 수온 상승, 일조량 증가 등으로 인해 파래가 활발히 증식하게 된다. 오염된 곳에서 더 잘 자라는 습성이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연간 1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파래 수거에 나서고 있다.

 수거량은 ▷2018년 3330t ▷2019년 3870t ▷지난해 3482t ▷올해 10월까지 3700여t에 달한다. 현재 뒤덮여진 파래 양까지 수거하면 수거량 역대 최고치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의 한 해안가에 파래들이 떠다니고 있다.

 도는 그간 넘쳐나는 파래를 처리하기 위해 화장품 등 자원화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연구개발은 이미 끝났음에도 현실화되진 못하고 있다. 수거된 파래는 대부분 모래에 섞여 있거나 해양쓰레기로 인해 오염돼 있어서다.

 설령 파래를 세척해 사용한다 하더라도 처리비용이 만만찮은 점도 발목을 붙잡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부분 수거된 파래는 퇴비로 만들어지거나 땅에 묻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전량수거하기에는 인력도, 예산도 모자라다"며 "사람들이 많이 드나드는 해안가나 해수욕장을 중심으로 파래 수거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0일 제주지역 일 최고기온은 31.8℃(체감온도 32.9℃)를 기록하며 기상청 집계 이래 10월 최고기온 역대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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