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귀포기적의도서관에서 이뤄진 김재윤 시인 시비 제막식에는 비가 내린 궂은 날씨에도 유족, 현직 국회의원과 도육감, 도의원, 작가 등이 대거 참석해 작고한 고인의 뜻을 기렸다. 이상국기자 지난 6월, 갑자기 유명을 달리한 김재윤 전 국회의원이 시인으로 다시 태어났다. 김재윤사업기념사업회(이하 사업회)가 16일 서귀포기적의도서관에서 창립총회를 갖고 출범, 고인이 못 다 이룬 뜻을 이어 각종 문화사업들에 대한 이정표를 알렸다. 행사에는 유가족은 물론 안민석·송재호·위성곤 국회의원을 비롯해 이석문 도교육감, 문대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 제주도문인협회, 서귀포문인협회 관계자, 도의원 등이 대거 참석해 고인의 뜻을 기렸다. 사업회는 서귀포문인협회와 '시작, 김재윤'의 주제로 시비제막식을 가졌다. 주제 '시작, 김재윤'은 정철 카피라이터가 지은 것으로 고인이 시와 문학에 대한 창작열과 애정, 그리고 그의 뜻을 담은 기념사업을 시작한다는 중의적 의미다. 사업회 초대 이사장으로 추대된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은 "고향 후배인 재윤이가 정말 심적으로 힘들었을 때 이를 알아차리지 못했고, 치유의 길인 제주올레도 소개를 시켜주지 못했다"며 "마음의 빚을 갚기 위해 그가 못 이룬 문화도시 서귀포를 만드는 데 쉼 없이 꼬닥꼬닥 걷겠다"고 약속했다. 강우일 주교는 출소 직후인 2018년 9월19일 자신을 찾은 김재윤 의원과의 대화와 인상을 일기로 남겼던 내용을 소개했다. "그는 4년간 독방생활을 하면서 진실한 시를 쓰기 시작했고, 그것이 가장 의미 있는 일이라고 했다"며 "이제, 하늘에서 천사들과 함께 정의와 진리의 시를 마음껏 쓰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16일 서귀포기적의도서관에 이뤄진 김재윤 시인 시비 제막식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상국기자 양경희 사업회 추진위원장은 "재윤이와 같이 여행하듯 시비제막식 등 행사를 즐겁게 준비했다"며 "사업회는 앞으로 김재윤문학상을 비롯해 좋은 도서보급사업 등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재형 제주도문인협회장은 "1976년 9월, 효돈초에서 6학년 재윤을 만났고 당시 썼던 시를 아직도 갖고 있다"며 "짧은 인생이었지만 재윤이는 많은 일을 했고, 많은 사람을 도왔던 의미 있는 삶을 살았다"고 했다. 한기팔 시인은 김재윤 의원이 출소 직후에 자신을 찾아와 맡겼던 옥고를 치르며 쓴 유작시 67편을 유족에게 전달했다. 서귀포고등학교(12회) 동창생이자 서귀포문인협회 회원인 임태진 시인은 "고등학교 3학년 때, 재윤이가 학교 문예부장을 맡아 문학에 대한 열정을 함께 키웠다"며 "많은 추억과 감정이 교차한다"고 했다. 한편 서귀포문인협회는 이날 김재윤 의원에게 그간의 공로에 대한 감사의 뜻을 담은 공로패를 전달했다. 김재윤 시인의 '어머니의 손' 시비. 싯구에는 '여든여섯 살이 된 어머니의 손/ 어머니 손을 펴 보니/어머니 손바닥에 별들이 가득했어요'라며 '무정한 세월과 다투지 않고(중략) 별이 되어도 여전히 아픈 손/ 여전히 슬퍼도/ 한결같이 빛나는 손//이라고 쓰고 있다. 이상국기자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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