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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미경의 '펼쳐지는 풍경'.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지며 그 기억은 아직 잠들지 않았다. 아니, 잠들지 못 한다. 그 시절을 건너온 이들의 침묵, 망설임, 우물거림 속에도 그날의 비극은 하나둘 세상 밖으로 나왔다. 10년 만에 개인전을 치른 2016년 이래 1년에 한 번꼴로 작품전을 열어오고 있는 오미경 작가. 그가 '밤의 그림자'란 이름의 여섯 번째 개인전으로 이 섬에 깃든 4·3의 서사를 종이 위에, 캔버스 위에 풀어냈다. 그의 작품은 '기억-공간', '불면의 밤', '응시-환생', '숲의 영혼', '어떤 영원'으로 나눠 한 편의 이야기처럼 흐른다. "무자비한 비명"에 얽힌 '갇힌 J의 얼굴'처럼 개개인의 기억과 흔적이 섬의 이야기로 넓혀지고 살아남은 자들에겐 진실의 물음이 남겨진다. 그래서 숲은 단지 쉼과 머무름의 장소가 아니라 그날의 상처를 품은 풍경으로 다가온다. 작가는 말한다. "이승을 떠나지 못한 영혼은 오늘도 그 자리에서 도무지 알 수 없는 운명을 응시하고 있다." 오래전 이 섬이 응시했던 순간들은 오늘날 그림자가 되어 우리와 동행한다. 섬이 앞으로 나아가려면 그 존재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펼쳐지는 풍경'에서 선과 면을 중단 없이 이으며 어떤 사건이 품은 시간의 영속성을 드러내는 작가는 둥근 섬 중앙 현무암의 얼굴이 우리를 바라보는 '돌아온 망자'를 통해 그것들이 "잊힌 죽음들"이 되어선 안 된다고 말한다. ![]() 오미경의 '돌아온 망자'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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