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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우의 한라칼럼] 교통은 생명과 연결된 현실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입력 : 2021. 11.09. 00:00:00
구름이 많다. 그 사이로 하늘과 지상을 연결하며 햇빛이 내린다. 그 빛으로 붉은색은 더 붉게 변한 단풍나무와 더 노랗게 자기를 드러내는 감귤도 탐스럽다. 담쟁이는 이미 붉고 누런 이파리를 모두 털어내고 줄기만 앙상하다.

갑자기 추워진 가을 도심은 잎사귀를 털어낸 가로수와 갑자기 추워진 탓에 두툼한 옷을 입고 마스크를 한 사람들과 차량으로 넘쳐난다. 코로나19와의 함께 살기가 시작되자 코로나 이전 상황으로 돌아간 듯하다. 나는 지금까지 몇 년 동안 농부의 이야기를 했다. 그러다가 이제는 자신이 농부였다는 것을 잊어버린 채 도심의 교통문제를 이야기하고 있으니 '사람은 간 곳에 마음'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랄 수도 있다.

내 옆에서 벌어지고 있는 '교통상황'은 이제 우리 삶의 일부가 된 지 오래다. '교통'은 도로에서 차량이 다니는 것으로 한정한다. 하지만 비행기와 배 모두가 포함된다. 이들은 제주의 환경과 기후에 직접 영향을 준다. 이를 어떻게 다루냐에 따라 행복과 재난이 바로 연결된다. 도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다. 사람의 생명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부처도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으로 생명의 중요성을 갈파했다. 아무리 금은보화가 많아도, 아무리 권력이 넘쳐나도 자신의 생명이 사라지면 모든 게 그만이다. 이렇게 소중하고 하나밖에 없는 생명이 하늘의 비행기와 바다의 배, 땅의 자동차를 포함하는 교통과 이어진다는 것은 너무 부풀려진 이야기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우리 삶과 연결되는 현실이다.

출퇴근 시간에 주요 도로에 넘쳐나는 자동차도 결국 사람이기 때문이다. 제주시 아라동에서 시청까지 이어지는 도로, 한라대학교입구 교차로에서 노형오거리, 서사라 사거리에서 오라오거리, 서귀포시 솜반천교차로에서 중앙로터리 등 제주시, 서귀포시 할 것 없이 동서방향, 남북방향 간선도로는 물론 이면도로까지 옴짝달싹하지 못한다. 목적지에 아무리 빨리 가고 싶어 방법과 지혜를 동원해도 차 안에 갇혀 있어야 한다. 도로 개설은 또 다른 환경에 부담을 준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다고 드론 택시나 지하도도 지금의 대안이 아닐 것이다. 이것은 교통관련당국의 몫이다. 획기적인 방법이 없다면 현실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차 안에 갇힌 운전자들이 다른 자동차를 보며 욕하지 말고, 운전자에게 성질내지 말고, 도로를 보며 짜증 내지 않고 운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언제쯤 얼마나 있어야 목적지에 도착할 것인지, 자신이 가야 할 목적지와 도로의 상황에다 부드러운 음악으로 답답함을 달랠 수 있도록 하는 게 최선이다. 낯간지럽지만 이런 일을 하도록 탄생한 교통방송이다. 생명과 직결되는 운전자는 증오와 짜증으로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너무나 뻔한 이야기이지만 여유와 배려다. 성질내고 욕해도 짜증을 부려도 빨리 갈 수 없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송창우 제주교통방송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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