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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시지의 '로마공원에서 바라본 풍경', 종이에 파스텔. 40년 전 가을, 작가는 유럽으로 향한다. 이탈리아 로마 초대전에 참가하기 위해 10월 5일 한국을 출발해 대만, 홍콩, 태국,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등을 거쳐 11월 1일 한국으로 돌아오는 여정이었다. 약 한 달에 이르는 기간 동안 그는 작품과 일지로 여행의 발자취를 기록했다. 파스텔로 스케치하거나 수채로 채색한 뒤 저녁에 숙소로 돌아와 여행의 감흥이 깨질까 부지런히 유화로 다시 그려냈다. 서귀포시 기당미술관 기획전시실에서 진행 중인 '변시지 유럽 기행'에 걸린 그림들은 작가의 사생 노트를 꽉 채웠던 그 같은 열정 끝에 나왔다. 기당미술관 한편에 제주를 대표하는 작가인 변시지(1926~2013)의 '황톳빛 제주화'가 상설 전시되고 있는 가운데 '유럽 기행'을 통해 그의 또 다른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당시 56세였던 화가는 "유럽의 전 도시는 그 자체가 하나의 예술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명작들로 가득 찬 거대한 미술관, 아름다운 건축 등에 빠졌다. 이는 작가의 창작열을 지피며 '몽마르트', '로마공원에서 바라본 풍경', '런던 풍경', '파리', '노트르담' 등을 그리도록 이끌었다. 코로나19 시국인 지금은 떠나고 싶어도 떠나기 어려운 곳들이다. ![]() 변시지의 '몽마르트 언덕', 캔버스에 유채. '변시지의 회화세계 연구' 논문을 쓴 안진희 박사는 전시장에 걸린 평문에서 "(변시지는) 일본풍과 서구풍 그리고 모방들을 버리기 위한 치열한 과정을 통해 한국적, 민족적, 창조적 개성을 위한 그만의 작품들을 탄생시켰다"며 "그의 그 오랜 여정 속에 유럽여행 작품들은 그를 진정으로 자신의 작품이 나아갈 길에 대한 확신을 심어준 계기가 된다"고 썼다. 지난달 9일 시작된 전시로 2022년 1월 16일까지 이어진다. 월요일은 문을 닫는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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