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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연의 문화광장] On 온라인-온라인에 대해
이정오 기자 qwer6281@ihalla.com
입력 : 2021. 11.23. 00:00:00
온라인의 사전적 정의는 ‘컴퓨터의 단말기가 중앙 처리 장치와 통신 회선으로 연결되어 정보를 전송하고, 중앙 처리 장치의 직접적인 제어를 받는 상태’다. 인터넷은 ‘전세계 컴퓨터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지구적 시스템’이다. 온라인으로 인터넷에 연결하면 엄청난 양의 정보와 서비스의 공유가 가능해진다. 이 시대의 모든 생활(일과 놀이, 쇼핑)이 온라인 기반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새삼스럽지만 빠른 정보습득, 카드결제, 이메일과 메신저 등을 이용한 전지구적 소통은 온라인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하다. 얼마전에 한 항공사의 전산시스템이 10시간 동안 작동하지 않으면서 이용객이 혼란에 빠졌다. 지난 달에는 KT전산망에 장애가 생겨서 전국적으로 전화와 인터넷이 불통이 되고 카드결제를 못하는 일이 있었다. 한 시간이 채 안되는 시간이었다고 했지만, 그 여파는 대단했다. 다들 온라인에 '온'이 안되는 '비정상적' 상황을 받아들이느라 혼란스러워했다.

최근의 사건을 말하다보니 불편을 강조한 셈이 됐는데, 사실 온라인과 인터넷이 얼마나 삶의 공기처럼 필요한 것이 됐는 가를 말하려했다. 코로나팬데믹은 이미 온라인 의존도가 높은 지구인들이 한 번 더 온라인에 크게 기댈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미술관도 예외는 아니었다. 오프라인 전시공간에서 관객을 기다리던 위치에서 벗어나, 미술관이 폐쇄됐을 경우에도 관객들이 온라인으로 전시에 접근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온라인 컨텐츠를 만드는 일에 대한 요구가 생겼다. 가상의 미술관을 짓는 일부터, 대부분 오프라인에서 소모되도록 제작하는 도록이나 홍보물을 온라인에 적합한 방식으로 대대적으로 전환하는 지점이었다.

이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지역에 있어 상대적으로 세계미술계에서 입지를 갖기에 불리한 제주의 미술관이 평평한 인터넷의 세상에서 동등한 입지를 가지고 새로운 지점으로 나아가는 기회가 주어졌다. 미술관 폐쇄같은 최악의 상황은 온라인 컨텐츠를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모두 아우러야 하니 복잡해졌다고 투덜대고 있을 여유없이 온라인은 일상이다. 모든 컨텐츠가 온라인으로 공유가능한 형태로 제작되거나 가공돼야 한다. 온라인 컨텐츠가 없는게 '비정상적'인 세상이 됐다는 말이다.

지금 도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프로젝트제주는 오프라인 도록을 제작하지 않는다. 유뉴브에 올리는 영상도록만을 제작해 전시기간 매주 월요일 업데이트 하도록 했다. 프로젝트제주를 검색하면 참여작가와 작품의 면면을 지면보다 혹은 전시장에서보다 훨씬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 웹사이트(projectjeju.kr)를 방문한다면, 참여작가나 협업행사에 대한 정보를 다각도로 풍성하게 얻을 수 있다. 그리고 내년엔 가상의 공간에 미술관이 지어지게 된다. 우리 미술관의 특징이라 내세울 것도 없이, 전국과 전세계 모든 미술관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고 있는 일이다. <이나연 제주도립미술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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