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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엽의 한라시론] 2021년을 보내면서…
이정오 기자 qwer6281@ihalla.com
입력 : 2021. 12.23. 00:00:00
이순(耳順)을 바라보는 인생에서 최근 2년보다 힘들었던 적이 있었을까. 코로나 팬데믹을 경험하며 맞닥뜨린 모든 상황들이 이전에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어려움이었기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근심과 두려움 속에 독한 몸부림을 쳤다. 오히려 지난 시간들이 마냥 편했고 한편으로는 방만했었다는 반성을 가질 정도였다.

외적으로는 중단된 인적교류로 인해 매출이 끝없이 추락했으며, 이를 감당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녀야 했다. 정원의 여러 공간조차 반드시 있어야 할 것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그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겼다.

내적으로는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 했으며 변화를 주기 위해서 좌충우돌 부딪쳤다. 일부 매장을 폐쇄한 후 통합 운영하고, 직원들은 보직을 이동하고, 뷔페식당 대신 단품메뉴인 제주 통갈치로 운영했다. 이러한 변화에도 상황이 안정되지 못했기에 여러 우여곡절 속에 다수의 직원들이 떠나게 돼 많은 업무를 스스로 감당해야 했다.

그렇다고 마냥 제반 문제에만 매달려 있을 수 없었다. 시대흐름에 따라 체험 프로그램의 개발이 필요하다 생각했다. 먼저 세계 삼대커피를 중심으로 맷돌을 이용한 커피체험과 블랙푸드 통곡물을 이용한 음료 만들기 체험을 만들었다. 이후 정원의 정체성이 담긴 나무와 함께하는 힐링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마침내 노래하는 그릇이라는 싱잉볼을 접목한 '싱잉볼 사운드 가든'과 한국 전통 나무문양을 쪽으로 염색하는 '한국 파란나무 만들기'를 만들어 한국관광공사로부터 인증을 받고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렇게 지난해는 혼돈과 방황이었고 올해는 희망의 좌충우돌이었지만 생각하는 정원에게는 자강(自强)의 과정이었다. 덕분에 흔들릴 때 스스로를 다잡기 위한 좌우명이 생겼다. 잘라 기른다는 뜻의 무육(撫育), 스스로를 강하게 해야 한다는 자강(自强), 이를 합쳐 무육자강이라 한다. 코로나 팬데믹의 연장선상에서 아직도 우리에게는 무육자강이 절실한 상황이다. 힘겨웠던 2년의 시간을 보내며 이제는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다시금 뼈저리게 느낀다. 최소한의 인원으로 당면한 업무를 해내야 한다는 것, 불필요한 업무를 축소하고 업무량을 줄여야 한다는 것. 다른 사람에게 요구하기보다는 스스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입으로는 형이라 부르고 마음으로는 스승으로 존경하는 분이 있다. 그는 사서오경과 고전들을 번역하고 출간하며 너무 많은 책을 출간해서 본인이 출간한 책의 양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분이다. 그 형이 SNS에 올린 짧은 글들에서 기억나는 글이 있다. 주역(周易)은 조짐을 알기 위한 책이며 역(易)의 근본은 달라짐이라는 것이다. 가슴에 그의 이야기를 새기며 2022년에는 더욱 달라지리라 다짐한다. <성주엽 생각하는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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