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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년 제주 '신축교안' 중심에 있던 외국인 사제의 시선으로
천주교제주교구 중앙성당 '하느님의 종 라크루 신부' 출간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2. 01.03. 09:12:25

지난해 5월 천주교 제주교구·신축항쟁 기념사업회 공동 명의로 제주시 화북2동 황사평 묘역에 세워진 '화해의 탑'. 두 인물상 중 한 명은 라크루 신부를 모델로 했다. 한라일보DB

'신축항쟁', '이재수의 난' , '신축민란' 등으로 불리는 1901년 '신축교안'의 중심에 있던 외국인 사제를 다룬 책이 나왔다. 천주교제주교구 주교좌 중앙성당이 2021년 '신축교안' 120주년이 되는 해를 기념해 출간한 '하느님의 종 라크루 신부'다.

그동안 맥그린치 신부, 최정숙 교육감 등 제주 천주교 관련 인물의 일대기를 그린 단행본을 집필했던 박재형 작가가 글을 쓰고 양보현 제주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장의 사진이 더해진 '하느님의 종…'은 중앙성당 2대 신부로 15년간 재직하며 초기 제주 천주교회의 기반을 다진 라크루 신부(1871~1929)의 입장에서 쓴 글이다. 라쿠르 신부가 당시 뮈텔 주교에게 보낸 서신 등에 바탕해 사제가 겪었을 고통과 연민을 떠올리면서 프랑스에서 서울, 김제, 제주, 전주 전동성당 등으로 이어지는 그의 발자취를 짚었다. 고인의 유해는 전주 치명자산 성직자 묘지에 잠들어 있다.

파리신학원에서 수학한 라크루 신부는 1894년 사제 서품을 받았고 그해 프랑스를 떠나 서울에 도착한다. 1895년 전북 김제 수류성당을 거쳐 1900년 6월 제주에 부임한 라크루 신부는 이듬해 벌어진 신축교안의 현장에서 수많은 신자들의 살상을 고통 속에 지켜봐야 했다. 그는 신축교안 이후 선교지에서 문화우월적인 자세가 아니라 지역문화가 가진 특이함과 고유성을 인정하고 사목적 배려를 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하면서 교세 회복을 통한 복구 작업에 나섰다. 여성 교육에 대한 책임감으로 신성학원 설립을 이끈 것도 라크루 신부였다.

현경훈 중앙성당 신부는 발간사에서 "이 책을 내는 일이 신부님의 잘잘못을 따지거나 성과를 드러내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그저 그를 돌아보고 그가 처했던 일들을 통해 지금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를 찾아보는 것"이라고 했다. 비매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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