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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녹지국제병원 건물 소유권 쪼개 임대사업 추진
병원 인수 국내법인 건축물대장 전환 신청
일반서 집합건물 변경시 소유권 분할 가능
건물 일부만 비영리병원 운영 나머지 임대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입력 : 2022. 04.13. 16:11:25

디아나서울에 매각된 녹지국제병원 건물.

국내 첫 영리병원으로 추진된 녹지국제병원을 인수한 국내법인이 건물 일부는 비영리병원으로 운영하고 나머지는 제3자에게 임대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법인은 임대 수익이 발생하면 병원에 재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는다고 해도 법적으로 제재할 수단은 없다.

13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주식회사 디아나서울은 최근 서귀포시에 일반건물로 된 녹지국제병원의 건축물대장을 집합건물로 전환해달라고 신청했다.

디아나서울은 우리들리조트제주 산하의 자회사로,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유한회사가 지은 녹지국제병원에서 비영리병원을 유치하기 위해 올해 1월 병원 건물과 토지를 전부 인수했다.

디아나서울이 녹지국제병원을 일반건물에서 집합건물로 전환하려는 이유는 소유권을 분할하기 위해서다.

통상 일반건물은 건물 하나에 소유자가 한 명이지만 집합건물은 한 건물 안에 소유자가 여러 명으로 구분된다. 집합건물의 대표적인 예로 건물 호수마다 집 주인이 다른 아파트가 있다.

다니아서울은 건축물대장 전환 신청이 승인되면 녹지국제병원 건물 일부를 비영리의료법인에 출연하고, 나머지는 자신들 소유로 남겨둘 계획이다.

녹지국제병원 건물을 '비영리법인'과 '영리법인'이 서로 나눠 소유하는 방식이다. 디아나서울은 상법상 주식회사, 즉 영리법인이기 때문에 비영리병원을 운영하려면 우리나라 의료법에 따라 의료재단과 같은 비영리 의료법인을 별도로 설립해야 한다.

디아나서울은 자신들이 소유한 녹지국제병원 건물 일부에 대해선 제3자에게 임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만 어떤 용도로 임대할 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따라서 의료법이 허용하는 식당, 매점처럼 환자와 방문객을 위한 용도로 건물을 임대할지, 아니면 전혀 다른 용도를 염두에 두고 있는지는 현재로선 확인할 방법이 없다.

또 디아나서울 측은 임대 사업에서 발생한 수익은 앞으로 설립할 비영리병원에 재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투자 계획이 이행될지는 미지수다. 의료법에 따라 의료법인은 병원 운영과정에서 발생한 부대 수익을 전부 병원에 재투자해야 하지만 디아나서울은 의료법인이 아니다보니 임대 사업을 할 때 의료법에 저촉을 받지 않는다.

현재 서귀포시는 건축법상 건축물 대장을 전환하는 것에 문제가 없지만,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제주도 투자유치과의 의견에 따라 디아나서울 측에 보완을 요구한 상태다. 보완 요구 기한은 오는 18일까지다.

도 투자유치과 관계자는 "건축물대장 전환 신청만으로는 명확한 건물 활용 목적을 파악할 수 없어 구체적인 계획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의견을 낸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원 의료영리화저지 도민운동본부 국장은 "녹지국제병원이 들어선 헬스케어타운은 유원지이기 때문에 모든 사업들이 공공성을 띠고 있어야 한다"며 "디아나서울의 임대 사업 목적이 이런 공공성에 부합한지 앞으로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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