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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환의 한라시론] 제주도를 재정비할 수 있는 첫 행보는?
최다훈 기자 orca@ihalla.com
입력 : 2022. 06.02. 00:00:00
언제부턴가 우리 주변에서는 쓰레기통이 사라졌다. 아마도 전 세계서 쓰레기통이 있어야 할 곳에 없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할 것 같다.

쓰레기통이 사라진 원인을 찾아본다면 아마도 탁상 행정이 만들어낸 극치가 아닌가 한다.

지금은 부분적으로 쓰레기통이 다시 설치된 곳을 서울 일부지역에서 찾아 볼 수 있으나 극히 드물어 사용자 편익과는 거리가 있다. 그러다 보니 국토전체가 쓰레기장이 됐고, 코로나19 때문에 각종 봉사단체의 일시적인 봉사활동대상, 그리고 조만간 중단될 것이 뻔해 보이는 노인복지 일환으로 마련된 일자리의 주된 업무가 돼왔다.

우리나라의 정치계를 포함해 행정행태를 보면 각자의 눈앞 이익만 챙기려할 뿐, 잘못된 것을 바로 잡지 못하는 병폐가 콘크리트처럼 굳어있다. 우리가 변화를 해나가려면 먼저 일상에서부터 불합리한 것을 바로잡아가야 한다. 혁신이라는 모호한 추상에서 벗어나 개선할 것은 곧바로 고쳐나갈 수 있어야 한다.

우리 시민들도 어쩌면 형식이라는 틀에 굳어져버렸고 불편함을 개선하지 않고 적당히 적응해 가려는 타성에 익숙해진 것 같다. 물론 개인의 역할이 제한적이라는 점 때문에 쉽게 포기해버리는데 익숙해졌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회가 발전과 진전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부단히 문제를 제기하고 또 이를 시정하려는 노력이 사회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과 많은 시민들의 끈질긴 인내와 헌신이 계속 필요하다.

새 정부가 들어섰고 지방에서도 지자체장 등의 선거가 완료됨에 따라 중앙과 지방에서는 선거운동 시 제시했던 공약들을 구체화해 나가는 일에 바쁘겠지만, 우리사회가 깨끗해지기 위해서는 주변 환경에서부터 시작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주변정리를 시작으로 마음과 자연을 깨끗한 상태로 되돌리는 것을 시작으로 건강하고 신뢰가 바탕이 되는 시민사회를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아울러 새롭게 선출된 지도자들은 떠날 때를 잊지 말고 우리사회를 위해 무엇을 남겨줄 것인지를 늘 고심하고 시민들이 그들이 떠난 후 멋진 모습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헌신해 줄 것을 희망해 본다.

우리사회는 개선하고 바로잡아야 할 수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지도자들이 작은 것부터 국민의 수준에 부합하는 정책을 찾아내어 사회적 갈등을 치유할 수 있도록 사려 깊은 숙고와 모범을 보여야 한다.

청정 제주도를 만들고 가꾸어 나가려면 쓰레기통이 곳곳에 설치돼야 한다. 그리고 제대로 된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도 환경미화원을 대폭 늘려 재활용을 위해 쓰레기를 재분류하는 것이 중요하다.

쓰레기통 재설치와 쓰레기 처리 과정을 재정비해 우리주변을 청정지역으로 만드는 것에서부터 업무를 시작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선거때마다 과장포장하지 말고 국민수준에 맞는 역할을 기대해 본다. <김장환 전 광저우총영사.한국외교협회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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