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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Ⅷ 건강다이어리] (94)코로나19 후유증
코로나19 3년… "이제는 후유증에 관심을"
송은범 기자 seb1119@ihalla.com
입력 : 2022. 07.14. 00:00:00
3년 이상 추적·관찰 데이터 쌓이며 ‘롱 코비드’ 관심 높아져
단순 피로부터 폐섬유화·심장근육 섬유화까지 증상도 다양
작년 말부터 전 세계 휩쓰는 오미크론 등 변이종 연구는 미흡


코로나19에 확진되고 격리 해제 후에도 피곤함과 기침, 숨이 찬 증상 등이 지속돼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초기에는 이러한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너무 예민하다거나 유난을 떤다고 보는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영향을 추적·관찰한 연구 데이터가 쌓이면서 '코로나19 후유증', '롱 코비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이번 제주인의 건강보고서에서는 오현주 제주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교수의 도움을 얻어 '코로나19 후유증'에 대해 알아본다.

코로나19로 인한 후각이나 미각 저하는 수주에서 수개월까지도 지속될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코로나19 증상 발생 후 약 4주 정도까지인 급성기를 지나면서 대부분 증상이 호전된다. 그러나 급성기를 지나서도 증상이 지속된다면 코로나19 후유증이 아닌지 의심해 볼 수 있다.

아직까지 코로나19 후유증에 대해 의학적으로 합의된 정의는 없다. 우리나라 질병관리청에서는 코로나19 후유증에 대해 "대부분의 코로나19 환자의 증상은 몇 주 이내에 호전되지만, 일부 환자는 감염일로부터 4주 이상 다양한 증상이 지속될 수 있으며 이러한 증상은 새롭게 나타나거나 재발한 것일 수도 있고, 기존 증상이 진행 중이던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호소하는 증상은 피로, 두통, 집중력 저하, 탈모, 숨가쁨이 가장 많고 그 외에도 후각·미각 저하, 기침, 관절통, 흉통, 두근거림, 부정맥, 기억력저하, 수면장애, 불안, 우울감, 근무력, 말초신경장애, 체중감소 등 50여 가지에 이른다. 이러한 증상들은 코로나19 급성기 증상이 회복 된 후 새롭게 나타나기도 하고, 초기 증상이 낫지 않고 지속되기도 한다. 폐섬유화, 심장근육의 섬유화와 같은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기도 하며, 특히 중환자실 치료를 받았던 환자들은 집중치료후증후군(PICS)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또한 고령 환자와 기저 질환이 있는 사람, 중증 질환을 앓았던 사람에게서 위험이 증가할 수 있지만, 코로나19 감염 이전에 신체적으로 건강했던 사람을 포함해 젊은 사람도 급성 질환 후 몇 개월 동안 증상이 지속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병률, 기전, 기간, 심각도 및 관련 위험요소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지역, 인종, 연령, 기저질환, 코로나19 중증도에 따라 연구 마다 약간 씩 다른 결과를 보여 준다. 팬데믹 초기부터 대량의 환자가 발생했던 중국, 유럽, 미국 등지에서 코로나19 생존자들을 대상으로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 후 약 30% 이상의 환자들에서 급성기 회복 이후에도 지속되는 증상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진행한 연구도 있는데, 경북대병원이 대구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들을 대상으로 지속되는 증상에 대해 조사했다. 주로 집중력 저하, 인지기능 감소, 기억상실, 후각저하, 우울, 피로감을 가장 많이 호소했다. 응답자 가운데 절반 이상(52.7%)이 12개월 지난 시점에서도 증상이 지속됐고, 5%가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국내 국민건강보험 자료를 이용해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의 합병증을 비교한 연구에서는 탈모, 심부전, 기분장애, 치매가 코로나19에서 더 많이 나타났고 그 외에는 인플루엔자와 큰 차이가 없었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관련 연구는 아직 초기 환자들에 대한 것뿐이어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 않았다. 호소하는 다양한 증상이나 관련된 장기 별로 원인이나 유발 기전이 다를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다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 장기 조직에 침투해 직접 염증을 일으키거나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인체 면역계의 과도한 염증반응, 또는 코로나19를 앓은 뒤 자가면역반응 등을 가능한 원인으로 생각하고 있다.

정의도 모호하고 원인도 다양하게 추측되고 있으며 증상도 다양하기 때문에 진단 내릴 수 있는 확진 검사는 없다. 코로나19에 감염됐던 병력, 증상의 종류, 증상 지속 기간, 혈액검사, 영상검사, 심전도, 심초음파, 폐기능검사를 비롯해 환자에 따른 맞춤 검사와 관련 있는 전문가들의 다학제진료를 통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치료는 증상과 원인에 따라 약물치료, 재활치료, 시술, 정신치료 등을 진행한다. 증상이 일상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하다면 증상을 경감 시키는 대증 치료를 병행하면서 원인에 따른 치료를 고려한다.

증상 지속 기간이나 예후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나, 시간이 경과할수록 증상은 경감되고 호전되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작년 말부터는 오미크론 변이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우세종이 됐고, 최근에는 다시 '스텔스 오미크론'이 확산하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19의 장기 후유증 대한 연구는 코로나19 유행 초기의 환자들을 추적·관찰한 연구가 많아 아직까지 델타 변이나 오미크론, 스텔스 오미크론에 감염된 후에도 장기적인 영향이 유사할지 또는 다를 지에 대해서는 향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변이 발생 이전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원형이나 다른 변이에 의한 감염에 비해 오미크론 변이는 전염성은 더 높지만 평균적으로 중증도는 낮기 때문에 후유증도 낮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오미크론은 2021년 11월에야 등장했기 때문에 코로나19의 장기 후유증에 대한 연구 기간이 충분하지 않고, 델타든 오미크론이든 변이종 사이에 코로나19 후유증의 차이가 있다는 증거 또한 없다.

따라서 더 많은 연구와 경험이 쌓일 때까지는 어떤 종류의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든 상관없이 코로나19로 인한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안전할 것 같다. 여러 전문가들은 예방 접종을 받으면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중증으로 악화될 위험성이 낮아지고 코로나19 후유증으로 발전할 위험성도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고 해서 이러한 증상들을 모두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생각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코로나19와 전혀 관련 없는 질병으로 인한 증상일 수도 있고, 처음 확진 후 45일 이상 경과했다면 코로나19 재감염일 수도 있다. 자가 진단으로 중요한 질병을 놓치거나 방치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코로나19 확진 후 일정 기간이 지났는데도 머리가 맑지 못하고 피곤한 증상이 지속되거나 기침, 가슴통증 등의 지속적인 증상이 있다면 정확한 진단을 위해 의사 진료를 받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상의할 것을 권한다.

코로나19가 세상에 알려진지 3년이 훨씬 지났으나 코로나19 후유증에 대한 정의도 명확하지 않으며, 얼마나 발생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통계도 알 수 없다. 장기 예후에 대해도 정보가 부족하다. 코로나19에 대한 새로운 근거들이 더해짐에 따라 코로나19 후유증에 대해서도 더 많은 이해가 가능할 것이다.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제주대학교병원·한라일보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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