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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희의 월요논단] 지금, 공감 수업을 준비할 시기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입력 : 2022. 07.25. 00:00:00
[한라일보] 최근 혐오 표현이 무분별하게 확대, 재생산돼 어린아이들까지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특히 특정 세대, 계층, 사회적 약자 등을 지칭하는 단어로 혐오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아이들의 도덕관념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혐오 표현을 계속해서 접하게 되면, 혐오하는 감정은 자연스레 따라오게 된다. 나도 모르게 그 감정에 매몰돼버리면 올바른 선택을 할 가능성이 적어진다.

인터넷이 발달한 요즘 시대에서 아이들은 무분별한 혐오 표현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으며 우리는 아이들이 사회적 약자에 대해서 혐오가 아닌 공감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할 의무가 있다.

덴마크는 항상 행복한 국가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데, 많은 학자들은 그 이유로 덴마크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높은 수준의 공감 능력을 뽑는다.

덴마크는 정규과목으로 '공감 능력 키우기'를 채택하고 있는데, 그만큼 덴마크 사람들이 '서로 감정을 공유하고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을 중요 시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공감 수업은 단계별로 체계화돼있지만, 보통 나의 감정을 표현하고 서로의 감정을 이해해 보는 것으로 시작된다.

'공감 능력 키우기' 수업에서 교사들은 아이들에게 다양한 감정이 그려진 카드를 보여주고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그 감정을 익힐 수 있도록 도와주며 자신만의 방법으로 감정을 개념화해보고 그 다음 옆에 앉은 친구와 서로의 감정이 무엇인지 토론해 보는 방식이며 상대방의 이야기에 집중 할 수 있는 태도를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릭 바이스보드 하버드대학교 교수는 "공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점 수용'하는 능력이라고 했다. 상대방의 의견에 동의하지 못해도, 그 상대방의 관점을 존중하고 그것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인데, 이는 꾸준한 학습을 통해 충분히 갖출 수 있다"라고 말하며 학습을 통해 공감 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말한다.

한 연구에서는 어린이집 시절 친구들과 감정을 공유하고 서로 도운 경험이 많은 사람일수록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고, 교육 수준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만큼 공감 능력은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우리나라 교육에서도 '공감 교육'이란 것이 존재하지만 정규 과목이 아니기에 그 영향력은 미비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뉴스에서는 이주민 아이들을 차별한다든지, 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차별했다는 그런 소식들이 들려왔다. 상대방을 공감하지 못한 채 혐오하고, 거기서 더 나아가 자신의 자녀들에게 공감보다는 차별을 먼저 가리키는 냉혹한 현실 속에서 아이들은 혐오를 더 쉽게 접할 수밖에 없다.

아이들이 '혐오'가 아닌 '공감'을 할 수 있도록 체계화된 '공감 수업'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김봉희 제주한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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