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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빠지다
[2022 제주愛빠지다] (14)뮤지션 준리
노래·기타로 주민과 소통하며 호흡하다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입력 : 2022. 09.07. 00:00:00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리에서 '브로컬리 연구소'를 운영하며 노래와 기타로 주민들과 소통하는 뮤지션 준리.

미국 LA 실용음악대학(MI) 출신 인재
이라크 전쟁 'Lion's Kingdom' 주목
남원 '브로컬리연구소'서 음악으로 교감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리에 자리한 '브로컬리(Be locally)연구소'.

지역 청년간 소통과 연대 지속, 문화자급자족을 위해 탄생한 청년 커뮤니티 작당소이다. 농사를 비롯해 음악·영상·사진 등 각 분야에서 활동중인 작가들이 모여 여러가지 행사나 프로젝트들을 기획·진행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매주 목요일 통기타 모임이 진행된다. 뮤지션 준리(39)가 노래와 기타로 주민들과 소통을 하고 있다.

그는 미국 LA에 있는 실용음악대학 MI (Musicians Institute)출신이다. MI는 미국 버클리음대(Berklee College of Music)와 함께 미국 실용음악대학의 양대산맥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에서 실용음악을 하고 있는 청년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진학을 꿈꾸는 곳이다.

"아버지가 젊은 시절 가수셨고 어머니가 작사가여서 어린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음악을 접했다. 음악을 본격적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은 고등학교때 기타를 치기 시작하면서 부터인데 고교 졸업 후에 실용음악학교에서 기타를 전공했지만 중퇴를 했다. 혼자서 곡을 만들고 통기타를 연주하면서 노래하는 제 스타일과 당시엔 딱히 맞지가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1995년 가족들과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가 2010년 12월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후 서울에서 살다가 2012년말에 제주도로 내려와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2리에 정착했다.

준리는 최근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쓴 자작곡 'Lion's Kingdom'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사자가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을 잡아 먹어 결국에는 굶어서 죽는다'는 내용으로 전쟁의 참상을 일깨워 주는 노래다.

브루스락과 포크락을 좋아한다는 그가 고교시절에 통기타의 선율에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아낸 곡이다.

그의 긴 머리와 의상에는 자유분방함이 묻어 있다. "저는 사실 락음악을 사랑하는데 음악이라면 크게 가리지 않고 좋아하고 살았다. 하지만 포크 음악은 어린시절부터 많이 접하고 친숙한 만큼 자연스럽게 저에게 녹아든 감성인 것 같다"고 말했다.

대도시에서 음악 활동을 해도 손색이 없을 것으로 보이는 그는 왜 제주에 정착했을까?

"제주에 정착하기 전에 한 두 번 정도 놀러 왔었는데 너무 좋았다. 그런 기억들 때문에 이곳으로 내려오게 됐다. 초창기에 장사를 했는데 2019년에 가게를 정리했다. 지금은 노래와 기타를 가르치는 일을 하면서 생활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제주살이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 졌다. "공기가 서울이나 다른도시에 비해서 정말 좋다. 여기에다 자연환경이 아름답고 하니까 좋은 기운을 많이 받고 사는것 같다. 불편한 점이라면 제주에서 구하지 못하는 물건이 있다는 것이다. 꼭 필요한 것들은 아니니까 그리 불편은 없다"고 했다.

제주살이를 준비하는 분들에게는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라고 조언했다. "정말로 내가 지금 이런 삶을 좋아하는가에 대한 확신이 있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제주살이를 포기하시는 분들 대부분이 그냥 도시생활에 지치고 제주도가 좋아서 오는데 막상 제주에 와서 보면 일이 전만큼 되지 않아 실망을 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예전과 비슷한 직장을 찾지 못한다는 그런 것들에 대해 어느 정도는 각오하고 와야 한다. 좀 더 오픈 마인드를 갖고 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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