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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갈치잡이 어가 경영·인력난에 '4중고' 시름
유가·미끼값 오르고 위판가격은 20~30년 전 수준
외국인 선원 이탈 고질적 문제… 해상사고 위협도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입력 : 2022. 10.18. 15:41:17
[한라일보] 최근 고유가와 미끼 가격 상승에 인력난까지 겹치고 있다. 여기에 갈치 가격은 떨어지면서 어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그야말로 '4중고'다.

18일 서귀포항에서 만난 갈치 잡이 어선주 B씨는 "요즘 선원 구하기가 힘들고, 기름 값과 미끼 값은 크게 올라 출항 준비에 들어가는 비용만 평소보다 2배가량 늘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10t 미만의 채낚기어선이 출어를 하기 위해서는 면세유 3드럼(1드럼당 25만원선)에 미끼(냉동꽁치 10㎏ 기준 5만원) 등을 준비하려면 예전에는 50만원이며 됐지만 요즘에는 100만원 정도 들어가고 있다"고 했다. 면세용 경유 가격에 미끼 값은 2만원대에서 5만원대로 올라 경제적 부담이 커졌다. 연승어선의 경우에는 1회 출항비가 300만원대에 이른다고 했다.

가장 치명타를 받고 있다는 외국인 선원 고용에 대한 고질적 문제점도 털어놨다.

그는 "외국인을 선원으로 채용하려면 1년간 묶을 집도 마련해 줘야하고 수개월 전부터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며 "그런데 일을 시작해 2~3개월이면 뱃일이 힘들다며 양식장 등으로 숨어버려 금전적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했다. 특히 20t 미만의 소형어선에서의 외국인 선원 잠적이 비일비재하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인력은 대부분 고령자로 청·장년층 인력을 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반면 최근 갈치 (위판)가격은 20년~30년 전과 비슷해 수익구조가 맞지 않아 선주나 선장 입장에서 무리한 조업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B씨는 "33미(10㎏) 기준, 예전 15~20만원에서 최근에는 8만원 선에 거래된다"며 "이는 제가 처음 갈치잡이 나설 때인 25년 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했다. 도내 수협에 따르면 4년 전 16만원에 이르던 갈치 가격은 지난해 11만~12만원대에서 올해 10만원으로 떨어졌다.

이처럼 갈치잡이 어선주와 선장들이 경제적 부담을 안고 있어 무리하게 출항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였다. 풍랑주의보가 내려도 15t 이상은 조업에 나설 수 있어 갈치어장 포인트를 선점해 조업에 나서며 위험 부담마저 안고 있다. 이날 오전 2시40분쯤 마라도 남서쪽 6.8㎞ 해상에서 발생한 서귀포 선적 근해연승어선 A(29t)호의 전복 및 승선원(한국인 2·외국인 2) 전원 실종하는 사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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