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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제주형 청년보장제] 제주 청년인구 유출 막는 대안될까
청년층 ‘탈 제주’ 심화… 30년 후 6만명 줄어든다
이태윤 기자 lty9456@ihalla.com
입력 : 2023. 01.02. 00:00:00

지난해 제주대학교에서 열린 2022 청년취업 일자리박람회 모습.

제주 청년인구 2011년이후 4% 늘었지만 비율 매년 하락
일자리 부족과 낮은 임금이 결정적… 서울행 가장 많아
도 "5가지 핵심 사업 추진… 예산확대와 기업유치 노력"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제주를 떠나려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주요 원인을 보면 낮은 임금에 안정성이 떨어지는 일자리 등이 탈제주 이유 중 하나로 거론된다. 또한 제주지역 일자리가 관광과 서비스업에 치우쳐 있는 것도 문제다. 청년층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일자리가 마련되고 청년과 관련한 보다 강화된 정책 등이 추진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 청년층 인구유출 현주소=제주지역 청년층 인구 유출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도내 청년 인구는 해마다 감소해 2050년에는 현재보다 6만명 가량 더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최근 나왔다. 도내 청년들이 제주를 떠나는 이유 가운데 가장 큰 이유는 일자리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호남지방통계청과 제주특별자치도가 발표한 2022 제주 청년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도 청년인구(만 19~39세)는 16만8726명으로 제주도 인구(67만6759명)의 24.9%를 차지했다. 전국 평균(26.9%)과 비교하면 2%p(포인트) 낮았다.

도내 청년인구 비율은 2011년 28.2%에서 2013년 27.3%, 2015년 26.9%, 2017년 26.7%, 2019년 26.2%, 2021년 24.9%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2011년 대비 제주도 전체 인구는 17.5%(57만6156명→67만6759명), 60세 이상 인구는 63.0%(9만8355명→16만298명) 증가한 반면 청년 인구는 4.0%(16만2252명→16만8726명) 증가에 그쳤다. 도내 청년 인구는 향후 28년간 매년 감소해 2050년에는 10만6000명(15.2%) 수준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청년 전입은 3만7885명, 전출은 3만7834명으로 순유입이 51명이지만 전년 순유입 인구(373명)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인구는 2012년 순유입으로 전환된 후 2017년까지 유입 규모가 확대되다가 2018년부터는 감소 추세다.

타 시도를 떠나 제주로 전입한 청년들의 이전 거주지는 수도권(56.1%)이 가장 많았고 영남권(21.8%), 호남권(9.3%) 등 순이었다. 전입 사유로는 직업이 39.1%로 가장 많았고 가족(37.5%), 자연환경(11.9%), 교육(7.4%) 등 순이었다.

특히 청년들이 제주를 떠나 새로 거주하는 지역은 서울이 31.5%로 가장 많았다.



▶청년들의 일자리 인식은=제주지역 취업자 대부분은 숙박·음식점업에 종사하고 있지만 청년들은 취업을 희망하는 업종으로 여전히 공무원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제주도가 지난해 제주도민 일자리 인식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그동안 제주도가 세차례의 인식조사를 비교한 결과 청년층 취업자는 2015년 도·소매업이 가장 많았다. 그러나 지난해 조사에서는 숙박·음식점업으로 바뀌었다.

취업자의 임금도 2015년 300만원 이상이 5.1%에 불과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21.3%로 높아졌다. 취업 희망직종은 2015년부터 공공행정 등 공공형이 가장 많아 변화가 없다. 취업 일자리 선호도에서는 2015년 69.9%가 제주 소재 연봉 2000만원 일자리를 원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50.4%가 수도권 소재 연봉 3000만원 일자리를 원한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제주도내 300만원 이상 월급을 주는 기업이 많지 않은데다, 있다고 해도 고강도의 업무 효율로 장기간 근무할 수 없는 직업군일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최근 신3고 현상으로 물가마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지만 도내 중소기업 등의 경영상황으로는 이러한 여파를 견뎌내기에도 벅차다. 이에 임금 인상 등은 물가 인상 비율보다 현저히 낮게 이뤄지고 있는게 현실이다.



▶도, 제주형 청년보장제 추진=민선8기 오영훈 제주도정은 핵심 공약으로 제주형 청년보장제를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가 청년보장제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청년 세대는 생애주기의 중간지점에 속하는 세대간 중간다리이자 미래세대의 주역으로서 향후 제주를 이끌어 갈 존재라는 점이다. 하지만 생애전환기를 경험하는 청년층은 직업 경험 부족, 제한된 사회보장 혜택, 불안정한 근로환경 등에 직면해 삶 전망에 위기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청년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수립해 체감도를 높일 수 있는 청년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아울러 청년이 안정적으로 사회진입을 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책임도 중요하지만 적절한 공공의 지원대책이 반드시 필요한 실정이다.

지난해 12월 제주도청서 열린 제주형 청년보장제 도입 의견수렴을 위한 현장 토론회.

청년보장제의 핵심 사업 내용은 전달체계, 도전 보장, 기회 보장, 자립 보장, 참여 보장 등 5가지로 나뉜다.

우선 전달체계 단계에서는 제주 청년들의 사회진입 초기 지원을 위해 심리, 진로, 취·창업 관련 연계 등 상담과 정보 전달이 이뤄질 수 있는 기관이 운영된다. 또 기관별, 부서별로 산재돼 있는 청년 관련 정책과 사업에 대해 온라인 플랫폼 구축을 통해 종합적으로 정보 제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어 청년정책 홍보사업 추진, 사회진입안정지원금 지급 등도 이뤄진다.

이어 도전 보장 단계에서는 기업의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인재를 양성해 청년들의 취업역량 강화를 통해 조속한 취업 지원이 이뤄진다. 또 도내 특성화고 및 대학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전략이다. 이어 청년 월세 자금 지원, 사회적 고립청년 발굴, 보호종료 아동 자립정착금 지원 확대와 더불어 대학핵심역량강화사업 추진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기회 보장 단계에서는 청년 정규직을 채용한 도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인건비를 일부 지원하는 청년취업지원 희망프로젝트 사업이 추진된다. 특히 업체가 폐업한 경우에도 지속해서 보증을 이용할 수 있도록해 상환 부담 완화, 재기 기회 제공 및 기존 대출금의 정상 상환을 유도할 수 있는 실패보장제가 강화된다.

아울러 신산업 성장 견인 청년인력 양성,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 청년기업 창업 두드림 보증료 제로 사업, 지역혁신벤처 펀드 조성, 청년농 임대형 스마트팜, 중개 수수료 지원 등이 추진된다.

자립 보장에서는 도내 중소기업 취업 청년 근로자에게 목돈 마련 기회를 제공하는 제주청년 희망사다리 재형저축 사업과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을 통한 상장기반 조성 및 이전기업 유치 등을 추진해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에 나선다. 이밖에 청년창업 스케일업 지원, 공공주택 공급 확대 등이 이뤄진다.

참여 보장에서는 청년-행정 간 가교 역할 및 청년 주권회의 내실화와 더불어 역량제고 교육 등을 지원하는 청년비서관이 운영된다. 또 청년주권회의 구성·운영, 청년참여예산 확대 및 청년자율 예산 신설 등도 추진된다.

제주도 관계자는 "청년의 목소리를 담기 위해 온라인 소통창구를 마련했다"며 "청년보장제 정책의 주인인 제주청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청년 주권 실현에 한걸음 더 다가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태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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