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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도로 다이어트’ 구호 그쳐선 안 돼
입력 : 2023. 01.17. 00:00:00
[한라일보] 제주시가 '사람 중심의 자연친화적 도로 환경 구축' 계획을 밝혔다. 서울시, 전북 전주시 사업을 벤치마킹해 자동차가 과도하게 점유하고 있는 차량 공간을 줄이고 이를 보행과 녹지로 환원하는 '도로 다이어트'에 나서겠다고 했다.

도로를 정비하면서 도심의 휴식처 역할을 했던 멀쩡한 가로수가 잘려 나갔던 몇 가지 사례를 떠올리면 당장에 내놓은 계획보다는 얼마나 실효성 있는 정책을 펼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 보인다. 제주도정에서 기회 있을 때마다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제주'를 외쳤지만 실망감을 주는 일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연친화적 도로 환경 구축만 해도 그렇다. 행정시에서 일부 지역주민들의 반대 속에도 차로를 넓힌다며 설촌의 기억이 깃든 수십 년 된 마을 입구 왕벚나무를 하루아침에 베어낸 적이 있지 않은가. 최근 시민사회단체 등에서 '가로수 학살'이라며 반발한 중앙버스차로 공사에 대해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재검토 의사를 피력했으나 유사 사례를 막기 위해선 정책 당국의 분명한 메시지가 필요하다.

제주시는 오는 6월까지 총 5억원을 투입해 시청 앞, 연삼로 일부 구간에서 대한 시범사업을 벌인 뒤 대상지를 확대하고 중·장기적 계획을 수립해 도로 조성 시 녹지 공간 확보 의무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제주시가 한쪽에서는 가로수를 뽑고 한쪽에선 나무를 심는 일을 반복한다는 말을 또다시 듣지 않으려면 일관성 있는 정책 실현이 요구된다. 시범사업을 넘어 미래를 내다보는 도시계획의 밑그림에 '녹색' 비전이 담겨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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