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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동물테마파크 청탁 주고받은 사업자-전 이장 징역형
제주지법 A 전 대표 등 피고인 전원 징역형의 집행유예 선고
재판부 "피고인들 지위 고려하면 묵시적 청탁 사실 인정된다"
반대대책위 "유죄 환영… 개발업자·지역 권력자 경종 울리길"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입력 : 2023. 05.12. 13:10:41
[한라일보]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 추진 과정에서 전 마을 이장에게 부정한 청탁을 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전 제주동물테마파크 대표이사 A 씨에게 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제주지방법원 형사2단독(강민수 판사)은 12일 배임증재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 제주동물테마파크 사내이사를 지낸 B씨에게는 징역 4년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각각 4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했다.

재판부는 또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전 이장 C 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와 함께 2750만원의 추징금을 명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피고인들은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 추진을 위해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2019년 5월부터 2020년 4월까지 5차례에 걸쳐 총 2750만원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았다.

A 씨의 지시를 받은 B 씨는 당시 마을 이장이던 C 씨에게 사업 찬성을 위해 1000만원을 건네거나 C 씨의 아들 계좌로 800만원을 송금하고, 피소된 C 씨의 변호사 비용 총 950만원을 대납하기도 했다.

재판 과정에서 세 피고인은 혐의를 부인했으며 A 씨는 "생활고를 겪던 B 씨에게 개인적으로 돈을 빌려줬을 뿐"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동물테마파크 사업 관련 주민들의 의사를 수렴하던 C 씨는 돈을 받은 후 독단적으로 협약서를 작성하는 등 사적인 금전거래라 하더라도 피고인들의 지위 등을 종합하면 묵시적으로 청탁이 오간 사실이 인정된다"며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한편 이날 판결에 대해 '선흘2리 대명제주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원회'는 입장문을 내고 "법원의 유죄 판결을 환영하며 이번 판결이 제주사회에 만연한 개발업자와 해당 지역 소수 권력자들 간의 금전거래를 통한 불법적인 사업 인허가 행태에 경종을 울리는 판결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A 전 대표는 자신의 범죄행위와 지속적인 선흘2리 마을 갈등을 유발 행위에 대해 선흘2리 주민들에게 공식적으로 시인하고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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