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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직권재심 60명 '무죄'… 총 911명 명예회복
제주지법 13일 제31·32차 직권재심 재판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입력 : 2023. 06.13. 18:02:20
[한라일보] 제주4·3 당시 이유도 모른 채 끌려가 억울한 옥살이를 한 수형인 60명이 무죄 선고를 받으며 명예를 회복했다.

13일 오전 제주지방법원 형사제4-2부(강건 부장판사)는 제주4·3사건 직권재심 합동수행단이 청구한 제31차 직원재심 재판에서 피고인 30명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재심을 받은 피고인들은 1948년 제1차 군법회의에서 내란죄 혐의로 재판을 받은 10명과 1949년 제2차 군법회의에서 국방경비법위반죄로 재판을 받은 20명 등이다.

검찰은 피고인들은 내란죄와 국방경비법위반죄를 저질렀다는 증거가 없다며 피고인 전원에게 무죄를 구형했고, 피고인들의 변호인 역시 억울한 옥살이를 한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재판에 참석한 故김상후 씨의 손자 김진배 씨는 "밤마다 할머니께서 할아버지가 갑자기 잡혀가신 이야기를 해주셨다"며 "할아버지는 여수교도소로 갔다가 6·25 전쟁으로 행방불명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가 초등학교 교사였는데 자주 조사를 받으러 다녔고 제가 군대나 대학에 갈 때도 (연좌제로 인해) 원하는 대로 할 수 없다고 아버지가 말씀하시곤 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 사실은 범죄 사실이 없는 사항"이라며 피고인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후 재판부는 소회를 통해 "뒤늦게나마 재심을 통해 정당한 재판이라고 보기 어려운 군법회의 재판을 통한 피고인들의 억울함을 바로 잡는다"며 "돌아가신 피고인들의 영혼이 안식할 수 있기를 바라며 유족과 친지들의 한이 작은 위로를 받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또 이날 오후 열린 제32차 직권재심 재판에서도 30명 전원이 무죄를 선고받으며 이날 현재까지 명예가 회복된 4·3 희생자는 총 911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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