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관계자가 지난 4일 안덕면 광평리 소재 한 골프장의 우수저류지에서 1500mm 대형 우수관을 통해 하천으로 흘러나오는 물의 냄새를 맡고 있다. 백금탁기자 [한라일보] 서귀포시 소재 한 골프장의 우수저류지에 모였던 물이 정화작업 없이 곧바로 창고천 상류인 인근 하천으로 흘러들어가면서 생태하천의 수질오염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해당 저류지는 장마철이나 태풍 등 많은 비가 내릴 때마다 물이 그대로 월류되는 구조로,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오염원이 섞인 것으로 추정되는 물이 곧바로 하천으로 흘러들어가며 문제다. 취재진은 지난 6월 중순과 이달 4일 등 두 차례 걸쳐 현장을 확인했다. 해당 우수저류지의 물은 녹조현상과 함께 악취가 나는 등 육안으로 보기에도 부영양화가 심각했다. 거품이 섞인 물이 직경 1500㎜의 커다란 우수관을 따라 지속적으로 저류지에 흘러들었고, 저류지의 물은 불과 20~30m가량 떨어진 하천으로 같은 크기의 우수관을 통해 하천으로 떨어졌다. 우수관 밑의 하천변 돌은 이미 검게 변했고, 흘러나오는 물에서도 악취가 진동했다. 저류지와 하천을 잇는 부지에는 펌프시설이 있었으나, 작동은 되지 않았다. 해당 저류지의 물은 안덕면 광평리 소재 옛 사람들의 식수원이자 휴식처인 '행기소'로 흘러든다. 게다가 이 물은 창고천 하류의 도내 대표 관광명소인 안덕계곡과 이어지고 있어 수질오염 문제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 같은 문제를 제기한 연구원 A씨는 2000년대 초반, 탐사과정에서 만난 주민들의 말에 의하면 해당 저류지는 400년 전부터 화전마을 사람들이 이곳에서 살면서 마소가 물을 마실 수 있는 물통으로 썼던 농업유산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제주도가 대부분 화산회토 지형으로 물 빠짐이 심해, 안덕면 광평리 일대에는 찰흙이 있는 곳을 파서 만든 구덩이로 일명 '천흑굳(천흑곶)'을 7~8개가량 만들어 사용했다는 기록과 구전이 있다"며 "농업유산이 골프장의 저류지로 사용된다는 점과 저류지에 고인 물이 곧바로 창고천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취재진이 최근 서귀포시 안덕면 광평리 소재 한 골프장의 우수저류지를 둘러보고 있다. 커다란 우수관을 통해 흘러내려오는 물에서 거품이 일고 있는 모습이 선명하다. 저류지의 크기는 25m, 50m가량의 폭이며 모양은 타원형이다. 이에 대해 업체 측은 "해당 저류지는 2000년대 초반, 골프장 개장할 당시에 조성한 것이며, 빗물을 모아뒀다 필요할 때마다 펌프를 사용해 물을 끌어다 쓰기 위해 만든 것"이라며 "비가 많이 올 때만 물이 넘쳐서 하천으로 흘러가고 있으며, 그동안 인위적 방류는 없었다"고 했다. 다만 최근 펌프 고장 등에 대한 관리 소홀 문제는 일부 인정하고, 물을 정화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최대한 신경을 쓰겠다는 입장이다. #골프자 우수저류지 #오염원 배출 의혹 #농업유산 #화전마을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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