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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답변 유도 제주도정 여론조사?… 전면 수정 불가피
2000만원 투입 '2023 제주도정 도민 인식조사' 엉망
제주도 "지적 사항 고려해 향후 인식조사 진행할 것"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입력 : 2023. 11.01. 16:25:56
[한라일보] 지난 9월 실시한 '제주도정에 대한 도민 인식조사'가 졸속으로 진행된 정황이 드러나며 향후 인식조사의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1일 제주도가 공개한 '2023년 제주도정에 대한 도민 인식조사 결과 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 9월 20일부터 22일까지 제주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활용한 모바일조사로 진행됐다. 예산은 2000만원이 투입됐다.

특히 이번 인식조사에는 '곶자왈 보전 관련 도민 및 방문객 인식조사' 결과가 포함돼 최근 열린 제주도의회 제421회 임시회에서 의회가 심사 중인 조례안에 대해 제주도가 긍정 여론을 조성해 일방통행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한차례 논란이 된 바 있다.

도민 인식조사의 주요 문제점은 질문이 편향돼 실질적인 정책 활용 자료로 사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에 대한 질문 문항은 '특별자치도의 위상에 걸맞게, 도민의 자기결정권을 강화하고 도민주권을 실현할 수 있도록 현재의 행정체제를 도민공론화 및 주민투표를 통해 '제주형 행정체제'로 새롭게 개편하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로 작성됐고 상장기업 20개 육성 등에 대한 질문에는 '제주의 경제발전을 위해 청정바이오·스마트관광산업·그린에너지산업 등 도내 성장잠재력이 있는 기업을 집중 육성해 상장 기반을 조성하고, 스마트그린산업단지에 성장유망기업을 유치해 상장기업 20개를 육성 및 유치하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등 긍정답변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질문한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잇따르고 있다.

실제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 질의에 대해서는 매우 잘하는 일 23.7%, 대체로 잘하는 일 59.4% 등 총 83.1%의 긍정 답변이 나왔으며 상장기업 20개 육성 및 유치에 대한 질문에는 매우 잘하는 일 32.6%, 대체로 잘하는 일 54.4% 등 총 87.1%의 긍정 답변이 도출됐다.

이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이번 인식조사의 취지는 도정 및 주요 현안에 대한 여론 파악과 정책 추진의 기본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추진됐다"며 "모바일 방식은 올해 처음 도입했는데 향후 인식 조사 시에는 지적 사항을 충분히 고려해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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