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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평화재단 이사장 도지사 임명 개정안 두고 갈등 양상
제주도 2일 입법예고 앞두고 1일 고희범 이사장 전격 사퇴
제주도 "다른 출자출연기관과 형평성 제고 책임경영 강화"
고희범 "4·3의 정치화 정쟁화 될 것… 조례 개정 중단하라"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입력 : 2023. 11.01. 17:38:21

제주4·3평화공원 전경. 한라일보 DB

[한라일보] 제주도가 추진하고 있는 '제주4·3평화재단 설립 및 출연 등에 관한 조례' 전부개정안이 2일 입법예고를 앞둔 가운데 고희범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이 전격 사퇴하며 강하게 반발해 갈등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1일 오후 브리핑을 열고 '제주4·3평화재단 설립 및 출연 등에 관한 조례' 전부개정을 통해 4·3평화재단에 대한 책임경영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도에 따르면 이번 개정조례안은 제주4·3평화재단의 현재 비상근 이사장을 상근 이사장으로 전환하고 이사회를 개편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제주도는 도내 다른 출자출연기관과의 형평성을 제고하고 4·3관련 정책과 실행에 대한 도정의 책임을 강화하며, 책임 있는 재단 경영체계를 마련하겠다고 조례 개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제주4·3평화재단은 국가와 제주도로부터 연간 100억원 상당의 출연금을 지원받는 제주도 출연기관이다.

개정조례안에는 이사장과 선임직 이사는 공개 모집하고 임원추천위원회의 추천을 통해 도지사가 임명하도록 했으며, 감사는 공개 모집을 통해 임원추천위원회의 추천 및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이사장이 임명하도록 했다. 또 현재 도지사 지명으로 부지사가 담당하는 당연직 이사는 4·3 관련 담당 실·국장과 4·3실무위원회 부위원장이 맡도록 했다.

임원의 임기는 2년으로 하고 이사장은 한 차례만 연임 가능하며 그 외 임원은 재단의 정관에서 정하도록 했다. 임원추천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관한 사항과 재단 지도·감독 관련 사항 등도 포함했다.

조상범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이 1일 브리핑을 열고 개정 조례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주도 제공

하지만 4·3평화재단 이사장을 제주도지사가 임명하는 것을 두고 반대의 목소리가 나온다.

고희범 이사장은 같은 날 보도 자료를 통해 "저는 오늘 제주4·3평화재단의 근간을 흔드는 사태가 발생한 데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이사장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고 이사장 "제주4·3평화재단은 4·3해결을 위한 국가의 책무를 수행하기 위해 4·3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기관으로 4·3의 해결은 국가의 책무이며, 따라서 재단은 국가적 사업을 수행하는 기관이어야 한다"며 "재단의 운영 지원을 이유로 이사장과 이사의 임명권을 도지사가 가지려는 시도는 전 국민의 성원으로 4·3특별법이 제정되고 4·3이 정의로운 해결의 길로 나아가고 있는 방향을 되돌리는 것과 다름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사장과 선출직 이사의 임명권을 제주도지사가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제주도정의 재단 관련 조례 개정으로 빚어질 결과는 4·3의 정치화를 부를 것이고, 4·3은 정쟁의 대상이 될 것"이라며 "오영훈 지사는 지금이라도 조례 개정 절차를 중단하고 재단이 4·3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역할을 지속적으로 충실하게 할 수 있도록 힘써줄 것을 당부한다"고 했다.

한편 제주도감사위원회가 지난 8월 발표한 2022년 제주4·3평화재단 종합감사 결과에서 17억4800만원 상당의 기금 중 16억4800만원을 당초 이사회에서 의결받은 기금운용계획과 달리 10년 만기의 연금보험 상품에 가입하는 등 기금을 부적정하게 운용한 사항이 확인돼 기관 경고 조치받은 바 있다.

또 지난달 5일 행정안전부 산하기관인 지방공기업평가원의 '제주4·3평화재단 조직관리운영 개선방안 컨설팅' 결과에서도 미래 비전이나 방향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대해 4·3평화재단 이사회는 "재단의 역사성, 상징성, 지역 정서를 무시한 함량 미달의 평가라고 판단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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