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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발포 등 연루 피해자 37% 4·3 희생자 미신고
도민연대 피해자·유족 212명 상대 실태조사 결과 발표
피해자 대다수 20~40대… 체포된 이유·장소 등 잘 몰라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입력 : 2023. 11.02. 17:49:44

지난 2015년 열린 4·3도민연대 주최로 열린'도민과 함께하는 4·3역사순례'에서 3·1절 발포사건에 대해 증언하는 피해자들. 한라일보 자료사진

[한라일보] 제주4·3의 도화선이 된 1947년 3·1절 발포사건과 3·10총파업 사건에 연루돼 형사 처벌된 피해자 10명 중 4명 꼴로 4·3 희생자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제주4·3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도민연대(이하 도민연대)는 2일 제주시 허니크라운호텔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1947년 3·1사건 피해자 실태조사' 결과 보고·토론회를 개최했다.

실태 조사는 1947년 3·1절 발포 사건과 3·10총파업 사건에 연루돼 유죄 판결을 받은 피해자 244명 중 조사가 가능한 212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4월부터 그해 11월30일까지 직접 만나 묻고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212명 중 37.7%인 80명이 4·3희생자 또는 유족 신고를 하지 않았다.

신고를 하지 않으면 4·3희생자로 결정 받을 수 없어, 직권 재심 대상에서도 배제된다.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은 정부가 피해자를 대신해서 재심을 청구해 명예를 회복하는 절차인 '직권 재심' 제도 대상자를 국가가 결정한 4·3희생자로 한정한다. 다만 이번 조사 결과는 지난해 11월30일을 기준으로 작성된 것이기 때문에 그 이후 신고를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피해자들이 신고를 하지 않은 이유로는 '신고 대상이 아닌 줄 알았다'는 응답이 48.8%로 가장 많았다. 이어 '기타'(47.5%), '신고하고 싶지 않아서'(3.8%) 순이었다.

피해자 대부분은 어디서, 어떤 이유로 체포됐는지 모르고 있었다. 당시 체포 장소를 묻는 질문에 '알지 못한다'는 응답이 전체의 87.3%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집'이라는 응답은 9.0%로 그 뒤를 이었다. 체포된 이유에 대해서도 가장 많은 82.5%가 '영문도 모르고 잡혔다'고 답했다. 또 '부모, 형제의 소재를 말하지 않아서'(1.4%) 또는 '누명, 밀고로 인해서'(1.4%)라는 응답도 있었다.

이같은 경향은 재판을 받은 법원, 복역한 형무소 등을 묻는 질문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 '모른다' 응답이 87~93%에 달했다.

재판과 형량에 대해 납득이 되는지를 묻는 질문에서도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60.8%로 가장 많았고,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29.7%로 그 뒤를 이었다.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는 '잘못한 것이 없어서'가 78.0%로 가장 많았다.

한편 피해자 연령대는 20~30대가 각각 132명과 74명으로 대다수였으며, 형량은 벌금형이 110명으로 가장 많았고 징역형이 56명으로 그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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