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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남방큰돌고래 국내 최초 생태법인 지정되나
제주도 '생태법인 제도 도입 제주특별법 개정' 추진
최재천 교수 위원장으로 워킹그룹 운영해 결과 도출
2개 안 내년도 국회에 법률안 상정 2025년 지정 시도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입력 : 2023. 11.13. 11:28:23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13일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생태법인 제도 도입 제주특별법 개정' 공동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상국기자

[한라일보] 제주도가 국내 최초로 자연물에 법인격을 부여해 보호의 법적 근거 마련을 추진한다. 그 첫 대상은 멸종위기 국제보호종인 제주 남방큰돌고래가 될 전망이다.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와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13일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생태법인 제도 도입 제주특별법 개정' 공동회견을 열고 국내 최초로 생태법인(Eco Legal Person) 제도를 도입해 세계 평화의 섬 제주의 환경·생태적 가치를 지키고 대한민국 생태환경 정책의 새로운 표준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생태법인은 사람 외에 생태적 가치가 중요한 자연환경이나 동식물 등 비인간 존재에 법인격을 부여하는 제도로 해외에서는 뉴질랜드의 환가누이강, 스페인의 호수 석호 등 자연물에 법적 지위를 부여한 사례가 있다.

제주도는 생태법인 도입을 위해 지난 3월부터 최재천 교수를 위원장으로 하는 학계와 법조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생태법인 제도화 워킹그룹을 운영해 왔다.

이를 통해 제주특별법 개정안에 '제주남방큰돌고래에 법인격을 부여하는 안'과 '생태법인 창설 특례를 포함하는 안' 등 2가지 안을 구체화했다.

제주남방큰돌고래 법인격 부여안은 제주 연안에 서식하는 제주남방큰돌고래에 직접 법적 권리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또 생태법인 창설안은 도지사가 도의회의 동의를 받아 특정 생물종 또는 핵심 생태계를 지정, 이를 생태법인으로 하는 창설하는 근거가 담긴다.

제주 남방큰돌고래. 한라일보DB

오영훈 지사는 남방큰돌고래를 생태법인 1호로 추진하게 된 배경에 대해 "예로부터 제주 남방큰돌고래는 해녀들이 물질을 할 때 그 곁을 지키며 상어가 가까이 오지 못하게 막아주었고 해녀도 돌고래의 서식지인 바다를 채취의 대상이 아닌 공존의 공간으로 여기고 지켜왔다"며 "남방큰돌고래가 1호 대상이 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제주도는 도민공론화 및 공감대 형성을 통해 생태법인 제도화 특례가 담긴 제주특별법 개정안을 보완할 예정이다. 2024년 제22대 정기국회에 법률안을 상정해 여·야 합의 제1호 법안으로 발의되도록 추진할 방침이며 2025년에는 제주남방큰돌고래를 생태법인 제1호로 지정하겠다는 구상이다.

최재천 교수는 "두 개의 안에 각각 생태후견인으로 가칭 생태후견위원회를 두어 제주남방큰돌고래 또는 생태 법인을 대표해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며 "이번 제도를 통해 자연을 바라보는 인식과 태도를 근본적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고 생태법인 제도가 제주에 도입돼 대한민국이 환경선진국으로 도약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서 유일하게 제주 연안에만 서식하는 제주남방큰돌고래는 최근 연안 오염과 해양쓰레기 등으로 서식 환경이 악화되며 120여 마리만 관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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