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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터 틀고 운전 중 '꾸벅꾸벅'.. 겨울철 졸음운전 '아슬아슬'
최근 3년간 도내 졸음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 170건
경찰 "운전 중 졸음 몰려오면 차 세우고 휴식 취해야"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입력 : 2023. 11.14. 17:27:12

졸음운전 이미지. 서울경찰청 블로그 캡처

[한라일보] 최근 60대 도민 A씨는 운전을 하다가 깜짝 놀라 곧바로 차를 갓길에 멈춰 세웠다. 근래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히터를 틀고 운전을 하다가 따뜻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나도 모르게 눈이 감겼기 때문이다. 잠깐 무거운 눈꺼풀을 감았다 뜬 것 같은데 이미 차는 중앙선을 넘을락 말락 아슬아슬 주행을 하고 있었다.

A씨는 "추위에 움츠렸던 몸이 녹으면서 노곤해지기 시작했다"면서 "한 번 눈을 감았다 떴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차는 100여m 앞에서 중앙선 가까이 가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마주오는 차가 없었기에 다행이었다"며 "반대편에 주행중인 차량이 있었거나 내가 눈을 좀만 늦게 떴으면 큰 사고가 날 뻔했다"고 했다.

입동 이후로 추워진 날씨에 히터를 가동하는 운전자가 많아지면서 졸음운전에 주의 신호가 켜졌다. 창문을 닫은 채 히터를 틀어놓게 되면 차 안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뇌로 가는 산소량이 줄어 졸음을 느끼게 된다. 특히 요즘 많은 운전자들이 사용하는 핸들 및 열선 시트는 졸음이 찾아오는 속도를 더욱 빠르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졸음운전에 따른 교통사고에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14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2020~2022년)간 발생한 도내 졸음운전 교통사고는 모두 170건으로 4명이 숨지고 323명이 부상을 입었다.

연도별로는 2020년 52건(사망 3명·부상114명), 2021년 53건(부상 100명), 2022년 65건(사망 1명·부상 109명)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사고 건수 중 25.2%에 해당되는 43건이 겨울철(11~2월)에 발생했으며 1명이 사망하고 79명이 다쳤다.

같은 기간 겨울철 사고 건수는 14건(사망1건·부상 27건) , 17건(부상 34명), 12건(부상 18명)이다.

실제로 지난 4월에는 제주시 조천읍 대흘리에서 30대 B씨가 몰던 차량이 중앙선을 침범해 맞은편에서 신호를 대기하고 있던 차량 6대를 잇따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B씨 등 5명이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당시 B씨는 졸음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겨울철 히터 등의 사용으로 운전 중 졸음이 몰려온다면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켜야 한다"면서 "그래도 힘들다면 갓길 비상 정차대에 안전하게 세운 후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환절기뿐만 아니라 항상 운전을 하기 전에 본인의 몸 상태를 잘 살펴 충분한 휴식을 한 뒤 운전을 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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