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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제주 폭설에 발 묶인 도민·관광객 "집에 가고 싶어요"
이틀째 제주공항 항공기 운항 차질에 혼잡
항공사 발권창구마다 대체표 구하려는 행렬
제설 위해 활주로 임시 폐쇄... 오후 3시까지 연장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입력 : 2023. 12.22. 14:04:28

22일 제주공항에 대체 항공편을 구하려는 결항편 승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상국기자

[한라일보] 제주에 이틀째 많은 눈이 내리면서 제주국제공항 활주로가 임시 폐쇄돼 항공기 운항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제주 또는 타지역에 발이 묶인 제주도민과 관광객들이 오가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제주공항은 대체 항공편을 구하려는 결항편 승객들이 몰리면서 혼잡이 빚어지고 있다.

22일 오후 1시 제주공항 3층 출발장의 한 항공사 발권 창구. 결항편 승객을 위한 접수 창구에 100m가 넘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대체 항공편을 구하기 위한 줄이었다.

이날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은 계속되는 폭설에 활주로에 많은 눈이 쌓이자 제설 작업을 위해 이날 오전 8시20분을 기해 제주공항 활주로 운영을 중단했다. 당초 제주공항은 오전 9시50분까지 제설 작업을 마치고 활주로 운영을 재개하기로 했지만 워낙 눈이 많이 내린 탓에 폐쇄 시간을 오전 10시50분, 오후 1시, 오후 3시까지로 세차례에 걸쳐 연장해 제설작업을 벌이고 있다.

22일 제주공항 활주로에서 제설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이상국기자

22일 제주공항 활주로에서 제설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박소정기자

활주로가 임시 폐쇄되면서 이날 제주를 오갈 예정이던 항공편의 결항과 지연이 잇따라 발생했다. 이로 인해 1만명이 넘은 관광객이 제주에 발이 묶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제주공항에는 제주에 발이 묶인 결항편, 지연편, 미정편 승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이른 아침부터 대체 항공편을 구하려는 승객들이 몰리면서 항공사별 발권 창구마다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23일까지 제주 출발 항공편 예약이 이미 꽉 차 있는데다 대체 항공편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혹시나 기상이 호전되면 항공기 운항이 재개될 거라는 기대감에 공항을 떠나지 못하고 남아있는 승객들도 많았고,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취소표가 나올까 휴대전화를 부여잡고 확인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친구들과 함께 제주에 4박5일간 여행을 온 박모(21·서울)씨는 "아침 비행기를 타러 공항에 왔는데 결항됐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바로 1시간 넘게 줄을 서서 대체 항공편을 구했지만, 내일 밤에 가는 항공편으로 예약됐다. 아르바이트도 가야하고 급히 처리해야 할 일들이 있는데 막막하다"고 말했다.

22일 제주공항 3층 출발장에서 한 승객이 결항, 지연이 표시된 항공 운항 안내판을 바라보고 있다. 박소정기자

22일 대체 항공편을 구하고 숙소로 돌아가는 승객들로 인해 제주공항 버스·택시 승차장도 북적였다. 박소정기자

대체 항공편을 구하고 숙소로 돌아가는 승객들로 인해 공항 밖 버스·택시 승차장도 북적였다.

타 지역에 발이 묶여 제주에 돌아오지 못하는 도민들도 애를 태우고 있다. 출장으로 제주를 떠났던 이모(34)씨는 "어제 청주공항에서 제주로 오는 항공편이 결항됐는데, 표를 구할 수가 없어 오늘 김포공항에서 제주로 오는 항공편을 예약했다"며 "빨리 날씨가 풀려 집에 가고 싶다"고 전했다.

항공당국은 전날부터 이어진 강풍과 폭설로 결항이 속출하자 22일 제주기점 항공편 16편을 증편해 체류객을 수송하고 있지만 기상 상황이 호전되지 않으면서 이틀째 운항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날 예정된 제주 기점 항공편 476편 중 오후 2시 현재 161편이 결항했으며, 4편이 지연 운항했다. 또 5편이 회항했다. 전날에도 폭설로 인해 활주로가 일시 폐쇄돼 제주 기점 항공편 159편이 결항했고 200편이 지연 운항했다.

한편 기상청은 23일까지 제주 산지에 최대 30㎝ 이상의 눈이 더 내리고 제주 동부와 남부, 중산간에는 10㎝ 이상, 나머지 지역에는 3∼8㎝의 눈이 더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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