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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복귀' 김학범 "제주를 원정팀의 지옥으로 만들겠다"
'파이널A 진입→ ACL 진출→K리그1·FA컵 우승' 청사진 제시
AG 우승 이민성 대전 감독·김은중 수원FC 감독과 '더비' 관심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입력 : 2024. 01.05. 17:27:42

클럽하우스에서 포즈를 취한 제주 유나이티드의 김학범 감독. 연합뉴스

"홈 경기 승률 60%, 원정 경기 승률 40%를 이뤄내겠습니다."

프로축구 제주 유나이티드의 사령탑으로 복귀한 '학구파 지도자' 김학범(63) 감독이 2024년 제주를 '원정팀의 지옥'으로 만들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김학범 감독은 5일 제주도 서귀포시 클럽하우스에서 취재진과 만나 "홈 팬들을 경기장으로 불러 모을 수 있는 재미있는 경기를 치르는 게 가장 큰 목표다"라며 "제주를 원정팀의 지옥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김 감독은 지난해 12월 5일 제주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2017년 11월 광주FC 사령탑에서 스스로 물러난 이후 6년 만에 K리그 무대에 복귀했고, 2024년 새 시즌 7년 만의 K리그 재도전을 앞두고 있다.

5일 선수단과 치른 신년 상견례서 선수들의 '책임과 의무'를 강조한 김 감독은 올 시즌 빠르고 박진감 있는 축구를 약속했다.

김 감독이 가장 많이 신경을 쓰는 것은 홈경기 승률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제주는 2023시즌 정규리그 1∼33라운드 홈 경기에서 4승 6무 6패를 기록, 승률 25%에 그쳤다.

그러다 보니 홈 팬들로부터 '재미없는 축구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들었고,결국 파이널A 진출에 실패한 뒤 9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2021년 4위, 2022년 5위를 차지하며 2년 연속 파이널A에 속했던 터라 아쉬움이 더했다.

지난해 주요 선수들의 부상 이탈에 따른 성적 부진과 이에 따른 남기일 감독의 경질이 이어지면서 제주는 힘겹게 시즌을 치러야만 했다.

제주는 반전을 목표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2020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한국 축구의 우승을 지휘한 김학범 감독을 '소방수'로영입했다.

감 감독은 대표팀 무대뿐만 아니라 K리그 무대에서도 성남을 이끌면서 K리그 우승(2006년)과 FA컵 우승(2014년)을 지휘한 '베테랑' 지도자다.

올해 K리그 최고령 감독의 타이틀도 얻은 김 감독은 홈 승률을 6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했다.

김 감독은 "홈 경기에서 60%, 원정 경기에서 40%의 승률을 이뤄내겠다"라면서 "이러면 자연스럽게 팀 순위도 3위권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만 되면 김 감독이 지난해 12월 취임 일성으로 약속한 '파이널A 진입→ACL 진출→K리그1·FA컵 우승'의 청사진도 완성될 수 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특별한 스타플레이어가 떠오르지 않는 제주의 현실을 감안하면 이뤄내기 쉬운 목표는 아니다.

하지만 김 감독은 강한 자신감으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제주는 선수단 구성을 보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라며 "특히 단장과 대표이사를 만나서 면담하면서 사령탑을 소모품으로 보지 않고 존중하는 분위기에 감명받았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외부에서 보면서 '왜 제주는 잘되지 않고 있을까'라는 의문을 품었다"라며 "이제 그 의문부호를 지우고 차례차례 해결책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를 위해 깔아놓은 양탄자는 없다. 우리 선수단이 합심해 양탄자를 깔면서 나아가야 한다"라며 "'안 되는 팀'들은 모든 책임을 감독만의 탓으로 돌린다. 감독, 선수, 프런트가 합심해야 팀이 성공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감독은 "올해 K리그1에서 6강 진입은 필수다. 그렇게 돼야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나갈 기본적인 자격을 얻고, 궁극적으로 K리그1 우승까지 노려볼 수 있다"라며 "내가 비록 최고령 감독이지만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다. 뛰어난 소통 능력을 발휘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학범 감독은 올해 2018 아시안게임과 2020 AFC U-23 챔피언십에서 잇달아 우승할 때 코칭스태프로 자신을 보좌했던 이민성 대전하나시티즌 감독, 김은중 수원FC 감독과 '지략대결'도 앞두고 있다.

김 감독은 "나는 코치들이 감독직을 맡는 것을 늘 환영해왔다. 두 사람이 좋은 지도자가 된 게 행복하다"라며 "승부의 세계에서 양보란 없다. 두 감독과의 대결에서 절대 지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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