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감산리와 창천리 경계에 있는 '곰뫼'는 신산오름을 이르는 옛 지명이다. 여기에서 마을 명칭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곰'은 '검'과 같이 신령스러움을 뜻하는 고대어라고 하였으니 '신령스러운 산'이 된다. 이 산 기슭에 신당을 차려 놓고 소원을 빌었다고 하니 신성한 산 아래 펼쳐진 자연의 신비 가득한 마을이 분명하다. 마을 어르신들이 전하는 설촌의 역사는 대략 700년 전으로 보고 있다. 안덕계곡의 바위 그늘집이나 고인돌 등으로 미뤄보면 사람이 살았던 시기는 정확히 알 수 없을 정도로 오래전 선사시대부터 생존의 터전이었음을 알 수 있다. 문헌이나 비석 등을 통하여 전해지는 근거에 의하면 류씨와 고씨가 통물 부근에 정착하기 시작하면서 차츰 마을이 번창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출중한 선비들이 많이 살았던 향약 규율이 엄격했던 양촌으로 주변 마을 사람들도 인정하고 있다. 감산계곡마을로 지칭될 정도로 안덕계곡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감이 크다. 안덕계곡은 군산 북사면에서 월라봉 서사면을 절단하며 이뤄진 깊은 계곡으로 섬 제주에서 바닷가와 가까운 곳에 이렇게 큰 협곡은 이 곳 이외에는 없다. 화산섬의 특성상 바다로 향할수록 지형은 완만하지만 경이로운 상황을 만들어내는 지질학적 자원이기도 하다. 수량도 풍부하여 상시적으로 물이 흐르는 조면암이 많은 기암절벽 계곡이다. 예로부터 명승지로 알려진 소중한 천연자원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것은 300여 종의 식물들이 분포하고 있는 자연식물원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계곡 남쪽 지역으로 바닷가까지 높은 지경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전망대가 필요 없는 경관적 보물창고다. 박수기정 해변에 이르는 전망자원 중에는 마을 소유 땅들이 있으니 마을공동체 사업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행정지원이 절실해 보인다. 오래된 안타까움이 있음에도 행정적 방법을 찾지 아니하고 방치하고 있는 것이 있었다. 대로변에 인접한 안덕계곡 주차장 공간 중에 활용되고 있지 않은 부지가 행정관청 소유로 되어있다. 이를 마을공동체에서 장기 임대라도 내서 다양한 사업을 펼칠 수 있다면 농외소득 증대나 마을공익 사업에 필요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 안덕계곡이라고 하는 관광자원을 보다 큰 가치로 견인할 수 있는 것은 단편적인 행정논리보다 지역주민들의 참여 속에서 주인의식을 가지고 발전시킬 수 있는 모델을 마을공동체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음에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는 안타까움이 크다. 하천 주변에 활용 가능한 행정기관 소유 부지가 있다면 중장기적인 활용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이라도 실시하여 미래지향적인 안덕계곡 활성화 전략을 수립해야 옳다. 수려한 외형적 아름다움을 간직한 안덕계곡과 함께 살아왔고, 살아가야 할 마을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행정적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조상 대대로 양반고을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온 마을이기에 어떤 가슴 아픈 일이 있더라도 크게 내색하지 아니하고 견디는 것을 미덕으로 삼고 살아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아니다. 젊은이들이 고향에서 살아갈 수 있는 일자리들은 마을 공동체 스스로 만들어가야 하는 과제와 직면하고 있기에 그렇다. 그 중심에 안덕계곡 활용방안이 있다. <시각예술가> 밭이 품은 모든 것들 <수채화 79cm×35cm> 안덕계곡의 봄 <수채화 79cm×35cm>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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