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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능선미 사라진 오름… 빽빽이 자란 분화구 삼나무 대책을"
15일 서귀포봄맞이축제 시민 포럼 '제주오름 경관, 이대로 좋은가'
"30여 년 전부터 서서히 변화… 오름 정상 분화구 살리기 운동 필요"
"오름 1~2곳 시범 운영 경관·생태 효과 확인 뒤 사업 확대 방안도"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4. 03.15. 21:58:04

15일 서귀포봄맞이축제 첫날 프로그램으로 정방동주민센터 3층 회의실에서 '제주오름 경관, 이대로 좋은가?' 주제 시민 포럼이 열리고 있다. 진선희기자

[한라일보] 오름 정상 분화구 형태를 살리기 위해 그동안 무절제하게 심었던 삼나무 등에 대한 대책이 요구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15일 서귀포시 정방동주민센터에서 열린 '제주오름 경관, 이대로 좋은가?' 주제 시민 포럼을 통해서다.

이번 포럼은 서귀포시문화도시센터와 서귀포봄맞이축제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서귀포문화사업회가 주관하는 제13회 서귀포봄맞이축제 첫날 프로그램으로 운영됐다. '제주오름, 이대로 둘 것인가?-바람의 고향 오름'(서재철, 전 제주도박물관협의회장), '서귀포시 자연 경관과 문화자원-오름을 중심으로'(허남춘, 제주대 국문과 명예교수), '제주오름의 목축 경관'(강만익, 제주대 탐라문화연구원 특별연구원)에 대한 주제 발표가 이어졌다. 이어 김찬수 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장이 좌장을 맡아 김유정 미술평론가, 강시영 사단법인 제주환경문화원장, 안봉수 서귀포시 마을만들기포럼위원장이 지정 토론을 하는 등 종합 토론이 진행됐다.

이날 서재철 전 제주도박물관협의회장은 주제 발표에서 "제주를 찾는 많은 사람들은 '제주 섬은 선이 아름다운 섬'이라고 했다. 어느 한 곳 모난 곳이 없이 미끈한 선은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자연이라 칭찬했었다"면서 "그것은 섬의 모습도 그러하지만 그 속에 담겨 있는 오름들이 마치 바람결처럼 온화한 형태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름들이 30여 년 전부터 서서히 변하기 시작해 지금은 옛 모습을 찾을 수 없다며 그 원인을 인공 조림으로 자라고 있는 삼나무와 소나무로 지목했다.

서재철 전 회장은 "오름에 삼나무들이 너무 자라고 있어 아름답다는 능선미는 어느새 사라지고 지금은 시커먼 산만 우두커니 서 있다. 그렇다고 애써 키운 나무를 전부 잘라낼 수는 없는 형편이다"라며 "뚜렷한 해답은 없지만 오름에 빽빽이 심어논 삼나무를 과감히 간벌해 내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 아니겠느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라고 했다. 특히 아부오름 등을 예로 들며 "오름 정상 분화구는 나무들이 너무 자라 경관을 막고 있고 몇몇 오름은 가시덤불로 뒤덮여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있다. 오름 분화구 살리기 운동이라도 벌여야 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종합 토론 순서에서 안봉수 서귀포시 마을만들기포럼위원장은 몇 년 전부터 자주 찾고 있다는 마을 오름들의 상태를 설명하면서 "오름에서 자라는 나무들과 가시덤불을 제거해 여린 풀들이 돋아나면 과거와 같이 소나 말들이 뛰어놀고 아름다운 능선과 동식물들이 계절을 따라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시범적으로 오름 한두 개를 정해 나무를 없애는 사업을 하고 경관과 생태에 도움이 되었다는 평가가 있다면 조금씩 확대하며 제주 고유의 문화와 환경을 유지한 오름들이 생겨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시영 제주환경문화원장은 한라산국립공원 이외 지역에 분포하는 322개 오름 가운데 국공유지를 제외한 개인, 마을 공동, 재단 등이 소유하고 있는 오름이 203개소로 약 63%를 차지하는 점을 짚으며 "오름과 함께 주변 지역의 관리를 위해 사유지 오름과 오름 주변의 사유지에 대한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무병장수의 별' 남극노인성을 바라보기 위해 1960년대 후반에 서귀포시내 권역에서 가장 높은 삼매봉에 설치했던 남성정, 남성대 이야기를 꺼낸 강 원장은 "남성정과 남성대가 세워지기 전만 해도 주변에 소나무가 없었으나 지금은 수림이 우거져 있다"며 오름 정상부 경관에 대한 시민 담론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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