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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제주 화북공업지역 큰 불... '펑'소리 집안 전체 진동
소방 대응 1단계 발령하고 약 3시간만에 화재 진압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입력 : 2024. 04.11. 11:11:40

제주시 화북공업단지 화재발생 현장. 이상국기자

[한라일보] "펑 소리가 들려서 나왔더니 바로 옆에서 화재가 발생했더라고요. 소방대원들이 위험하다고 다시 집에 못 들어가게 말려서 지금 몸만 나온 상태로 계속 있었어요"

11일 오전 제주시 화북1동 화북공업단지 내 자동차 부품 대리점 창고 화재 발생 현장. 출근시간과 화재시간이 겹친 탓에 거로사거리 인근 도로는 급격한 차량 정체를 보였다. 이에 교통방송 라디오에서는 화재 발생 안내와 함께 우회도로를 안내하기도 했으며, 제주도는 우회 운전을 권고했다.

도심까지 번진 검은 연기는 화재 현장이 가까워질수록 더욱 선명하게 하늘을 향해 치솟았다. 현장에서는 매캐한 연기와 함께 냄새 등이 번져있었다.

인근 주민 10여명은 화재 현장에서 좀 떨어진 곳으로 대피해 있었다. 이들은 불길이 쉽사리 잡히지 않자 초조해하며 발을 동동 굴렸다.

심지어 하늘에서 조금씩 떨어진 빗방울이 점차 굵게 내리자 우산도 미처 못가지고 온채 몸만 나온 주민들은 외투를 벗어 머리 위로 두르기도 했다.

빗방울이 점차 거세지자 집에 들어가서 우산을 들고 나오려는 주민과 이를 막으려는 소방대원들 간의 언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소방대원은 직접 우산을 가지고와 주민들에게 건네주면서 혹시나 모르는 위험상황을 위해 하는 조치라며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주민 김 모씨(77)는 "아침에 집 벽이 '쿵' 울리는 소리에 놀라서 누가 교통사고를 냈나하고 나와봤더니 바로 옆 건물에서 연기가 자욱하게 나고 있었다"면서 "갑자기 바람이 불기 시작하더니 연기가 우리집을 향해서 오는데 불안했다. 곧바로 도착한 소방대원들이 불길이 번질 수도 있으니 집에 들어가지 말라고해서 지금 동네주민들과 계속 이곳에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양 모씨(72)세는 "아침에 출근하려고 급히 챙기고 있는데 펑하는 소리가 집안을 울렸다"면서 "놀라서 급히 나오는 바람에 휴대폰도 아무것도 못가지고 몸만 나왔다. 쉽게 불길이 잡히지 않는 것 같아 걱정이다"라고 했다.

제주시 화북공업지역 자동차부품창고 초기 화재 모습. 독자 제공

11일 제주특별자치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7분쯤 제주시 화북1동 화북공업 단지 내 모 자동차 부품 대리점 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화재로 인한 연기가 도심으로 크게 번지면서 소방당국에 136건에 달하는 동일 신고가 들어왔다.

소방당국은 즉시 관할 소방서 전체 인력이 출동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에 나서 이날 오전 9시38분쯤 큰 불길을 잡아내고 오전 11시 4분쯤 완전히 불을 껐다. 다행히 이 불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다.

샌드위치 패널로 조성된 해당 창고는 모두 5개 동으로 구성됐다. 이중 4개동이 화재로 인해 전소됐고, 내부에 산적된 자동차 부품 일부가 불에 탔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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