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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성의 한라시론] 도덕성이 곧 경쟁력이다
송문혁 기자 smhg1218@ihalla.com
입력 : 2024. 05.23. 00:00:00
[한라일보] 능력은 뛰어난데 도덕성이 떨어져서 문제가 되는 고위공직자를 어렵지 않게 보게 된다. 도덕성은 궁극적으로 인간이 추구해야 할 덕목이지만, 현실에선 이를 간과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 성공을 위해 전문성과 성과를 우선시하는 지금, 도덕성은 실제로 유용한가? 지위가 높을수록, 성공할수록 '도덕성 리스크'는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도덕성에서 가장 큰 변수로 '권위를 이겨내는 힘'을 들 수 있다. '더 높은 사람의 요구'로, 아니면 '집단 이익'으로 도덕성을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 2020년 4월 국가공무원인 고위 검사가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 부부를 명예훼손 피해자로 하는 고발장을 만들어 당시 야당 국회의원 후보에게 고발을 사주했던 사건이 있다. 어느 공무원도 '고발 사주'를 자행하지 않는다. 이는 명백하게 비도덕적인 행위이기 때문이다. 지위 높은 사람의 요구, 집단 이익, 집단 리더의 권위 등에 의해 도덕성이 둔감하게 되면, 전문성은 뛰어난데 도덕성 기준이 낮으면, '고발 사주 사건'처럼 '비도덕적인 행위'에 아무렇지 않게 자기 실력을 이용하기도 한다.

다른 도덕성 변수는 '유혹을 이겨낼 수 있는가?'다. 이는 '부정행위 등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저항'을 말한다. '위에서 시켜서' '조직에 유리한 선택이어서' 등에 흔들리는 사람은 도덕성이 약한 사람으로 '고발 사주 사건'에서 보듯 도덕적 분별력을 상실해 이게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른다. 오로지 '법 기술'로 상황을 처리하려고 한다. 최종적인 판단은 법이 하겠지만, 고위 검사의 도덕성에 문제가 많다는 비판은 피할 수가 없을 터다. 이처럼 유혹에 휘둘려 도덕성을 스스로 훼손하게 되면 대가는 클 수밖에 없다. 도덕성으로 추락할 땐, 전문성이고 뭐고 다 순식간이다.

또 다른 도덕성 변수로는 '만족을 지연시키는 능력'이다. 금세 만족을 취하는 데에 익숙해지면 보상과 혜택이 바로 주어지는 환경에서 권위와 유혹에 저항할 도덕적 힘을 갖지 못할 수 있다. 분별력을 잃고 '눈앞의 이익'을 좇아 비도덕적인 행위에 가담하기도 한다. 도덕성이 높은 사람은 손해 보는 듯해도 궁극적으로 크게 인정받는 경우가 많다. 처세에 휩쓸리기보다, 기준을 분명히 세우고 사리에 맞게 선택하는 '도덕적인 힘'이 내재적으로 탄탄하게 축적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자기조절능력'을 들 수 있다. 이는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안 하고, 하고 싶은 것이라도 부도덕하다면 안 할 수 있어야 하는 절제력이다. 지위가 높아질수록 저절로 도덕성이 향상되진 않는다는 점에서, 성공한 삶을 살수록 '자기조절능력'을 성숙하게 지녀야 한다.

도덕적이면 이익일까? 손해일까? 아무리 전문성이 뛰어나도 도덕성이 부족한 사람을 당신은 선택하겠는가? 건강한 사회를 위해서도 도덕성은 채용이든 승진이든 인사에 있어서 최종적인 판단 근거가 될 수밖에 없다. 도덕성이 곧 경쟁력이다. 잊지 말자. <김용성 시인·번역가·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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